iStockphoto

불법 주차와 성추행 사건 등 논란이 자주 발생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글 제목은 ‘나의 선의가 누군가에 전달되면 배가되어 내 가슴은 따뜻하네요’. 글은 지난 5일에 올라왔습니다. 사연은 경기 지방에 비가 내리던 지난 3일의 어떤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안산에서 가재를 잡는 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다는 글쓴이는 월요일을 정기 휴무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일이 있어 다른 곳을 들렀다가 청소를 할 겸 출근을 한 글쓴이. 휴무일을 겸해 가재에게 먹이를 주고 20분이 지나자 남자 손님 두 명이 왔다고 합니다. 가재 낚시를 체험하고 싶어 지인에게 소개를 받고 온 손님이었습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일입니다.”

빗속을 뚫고 달려온 손님들에게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말이었습니다. 글쓴이도 최근 경기가 좋지 않고, 특별한 일이 없었다면 영업을 했을 텐데, 먹이를 주고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라 손님들이 낚시를 즐기지 못할까 염려됐던 것이죠. 그렇지만 손님들을 바로 내치지 않고 음료수 두 캔을 대접했다고 합니다.

“나중에 다시 올게요. 그런데 가재 낚시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비를 뚫고 온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죄송한 마음이 더 컸던 걸까요. 글을 쓴 사장님은 무료로 연습 삼아 두 남자 손님에게 낚싯대를 쥐여줬다고 합니다. 조금 전에 먹이를 먹어 가재들이 낚싯바늘을 잘 물지 않는 것을 보고 “오늘은 먹이를 줘서…입질이 없다고 오해하지 마세요. 평소에는 잘 잡힙니다”라고 설명도 해주셨다고 하네요.

사장님의 서비스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침 식사 시간이 되자 손님들에게 음식도 제공한 것이죠. 그러면서도 “면만 더 많이 넣으면 되는 스파게티인데요. 제 먹을 것 만들면서 조금 더 만들었으니 같이 먹어요”라고 하셨답니다. 이쯤 되니 손님들도 그냥 못 가시겠다면서 요금을 내려고 했지만, 글쓴이는 ‘입질 없었던 낚시를 하셨는데 돈을 어떻게 받아요’라면서 거절하셨다고 합니다.

낚시터를 찾은 고객이 감사를 전한 후기.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날 사건은 여기서 끝났지만, 남자 손님들도 글쓴이가 베푼 정에 가만히 있지 않으셨나 봅니다. 한 인터넷 낚시터 카페에 후기를 남겨주신 거죠. 이 손님도 “세 번에 걸쳐서 감동받았습니다. 사장님의 뜻깊은 배려에 정말 마음도 뿌듯하고 배도 따뜻하고 올해 최고의 기분이었습니다” “홍보성 글도 아니고 이렇게 카페에 글을 남기는 경우는 1년에 1번 있을까 말까 하지만, 요즘 세상에 느낄 수 없던 따뜻한 추억이라 이렇게 적어봅니다. 감사해요”라고 후기를 남겼습니다.

요즘 들어 뉴스에 화가 나는 사건이 자주 보입니다. 누군가는 ‘인터넷 때문에 좋지 않은 소식을 듣고 싶지 않아도 듣게 된다’고 불평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날 사장님과 손님의 일화는 사건사고가 가득한 인터넷·온라인 세상에서도 사람 냄새 나는 소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인터넷 덕분에 얼굴을 모르는 누군가에게도 감사를 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런 사례도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요? 훈훈한 소식을 전할 생각에 웃으며 키보드를 두드리셨을 두 분의 미소를 생각해봅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종형 객원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