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는 9이닝 가운데 무조건 5이닝을 던져야 승리 투수 요건이 주어진다. 선발 투수가 5회를 채우지 못했을 경우 승리팀 투수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투구를 한 구원 투수에게 승리가 주어진다.

선발 투수들은 보통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진다. 그러고도 승리를 따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공을 포수에게 한 번도 던지지 않고 승리투수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른 바 ‘0구’ 승리 투수가 되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선 두 번 있었다고 한다. 1906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닉 앨트락, 2003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B.J. 라이언가 투구수 0개로 승리를 가져갔다. 이 경우는 견제구를 통해 주자를 잡아낸 경우 가능하다. 동점이나 뒤진 상황에서 투수로 올라왔을때나 가능하다.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타자들이 결승점을 내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KBO리그에선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KBO 리그 공식 ‘최소 투구 승리투수’는 모두 1구다. 19차례 기록됐다고 한다. 1990년 롯데 자이언츠 김청수가 빙그레 이글스전에서 처음 기록했다. 가장 최근에는 KIA 타이거즈 임기준이 지난 4월 KBO 리그 역대 19번째로 최소 1구 투구 승리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에선 2016년 10월 NC 다이노스 임창민이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0.2이닝을 단 3구를 던져 막아내며 승리를 따낸 게 최소 투구로 기록돼 있다.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화 이글스 임준섭이 주인공이다. 12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였다. 한화가 7-3으로 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 선발투수 윤규진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박해민을 병살타로 잡아낸 뒤 김헌곤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공 5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고 승리투수가 됐다.

2013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임준섭은 2015년 5월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이적했다. 11일 1군에 올라왔다. 무려 1241일만이었다.3년 전 5월 16일 넥센 히어로즈전이 이전 마지막 1군 경기였다.

임준섭은 이 기간동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다. 지난 5월 팀에 합류해 2군에서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 그리고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4구 투구 승리 투수가 된 것이다. 연봉은 8500만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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