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 댓글 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명박 정부 시절 온라인 댓글로 여론 조작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2일 경찰에 소환돼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조 전 청장은 이날 오후 9시55분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공문을 통해 ‘허위 사실로 경찰을 비난할 경우 적극 대응하라’고 지시한 것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조 전 청장이 온라인 댓글 등으로 여론 조작을 지시했다고 판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조사 중이다.

조 전 청장은 댓글 지시는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 목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경찰이 정치적 성향을 갖고 야당을 비난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보안국장에게 댓글 관련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받기 위해 경찰청 불려 온 조현오 전 경찰청장. 뉴시스

조 전 청장은 지난 5일 경찰청에 출석했을 당시에도 “나는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던 사람”이라며 “정치 관여를 지시한 바 없고 지시했다면 어떤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조사를 받고 나온 뒤 “하늘을 우러러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 나를 이렇게 (포토라인에) 세우는 자체가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조 전 청장은 경기경찰청장이던 2009년 쌍용차 파업과 관련해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경찰관 50여명으로 구성된 ‘쌍용차 인터넷 대응팀’을 별도로 꾸렸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했던 ‘희망버스’를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도록 지시한 의혹도 받고 있다. 온라인 댓글 여론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당시 경찰이 ‘희망버스’를 ‘고통버스’ ‘절망버스’ 등으로 조롱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올린 정황을 포착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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