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대표팀 마르첼로 리피 감독. 뉴시스

중국 슈퍼리그와 일본 J리그가 외국인 선수 보유 정책에서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50년까지 자국 축구를 세계 최강 수준으로 올려놓겠다고 공언했다. 중국 슈퍼리그가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막대한 이적료와 연봉으로 거액의 외국인 용병들을 데려오는 것이었다. 지난해 1월 이적시장에서 슈퍼리그가 선수 영입에 쓴 금액은 무려 4500억원이다.

하지만 우려도 생겼다. 상상을 초월하는 자금력에 힘입어 영입된 외국인 용병들에 의해 자국 선수들의 경쟁력이 약화된 것이다. 결국 슈퍼리그는 지난해 아시아 쿼터까지 폐지하며 외국인 선수에 제한을 뒀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최대 5명에서 4명으로 축소한 것이다.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최대 3명뿐이다. 아시아 쿼터가 없어지며 같은 아시아 국가 선수들 역시 똑같은 외국인에 포함된다. 기존 아시아 쿼터에 따라 팀당 보유할 수 있는 4명의 외국인 선수 중 아시아 국적 선수가 1명 이상 포함돼 있을 경우 1명의 외국인 선수를 추가로 보유할 수 있었다.

이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한국 선수들이다. 최근 4년간 수비수들을 중심으로 많은 한국 선수들이 중국으로 향했음에도 초반 부진과 중국의 자국선수 육성정책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바람이 불었다. 홍정호와 김승대, 김형일 등 여러 선수들이 중국 무대에서 자리를 잃고 국내 리그로 복귀했다. 장현수와 김기희 역시 슈퍼리그를 떠나 다른 해외클럽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외에도 오범석과 황일수, 하태균과 황석호 등도 중국 무대를 떠나야 했다. 권경원과 김주영 등이 아직까지 버티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중국은 A대표팀에서의 성과를 내기 위해 이탈리아의 명장 마르첼로 리피를 선임하는 등 자국선수와 유소년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며 U-21 대표팀 감독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데려온 것도 그러한 맥락이다. 4500만 위안(약 75억원) 이상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경우 100%의 세금을 유소년 발전 기금으로 내야하는 조항까지 신설했다. 중국이 자국선수 육성에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비셀 고베로 이적한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 뉴시스

하지만 J리그는 지난 7일 사무국 회의에 따라 이르면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등록을 무제한으로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외국인 선수는 동시 최다 출전이 다섯 명까지 밖에 안되는 제한만 있을 뿐이다. 이달 중으로 J리그 54개 클럽 대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재차 논의한 후, 내달 중으로 일본축구협회의 승인 아래 2019시즌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J리그가 외국인 쿼터 폐지를 추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와 페르난도 토레스처럼 이름난 외국인 스타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일본 선수들이 우수한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한다면 리그의 질도 향상될뿐더러 대표팀 경기력도 성장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중국 슈퍼리그와 정반대의 생각이다.

J리그와 슈퍼리그, 현재까진 어느 쪽의 외국인 선수 정책이 옳은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들의 서로 다른 행보에서 얻어지는 결과가 K리그에 막대한 시사점을 줄 것이란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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