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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LG 트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가 펼쳐진 잠실 야구장. 4~5위간의 맞대결이어서 많은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관중은 8463명(KBO 기준)으로 집계됐다. 잠실야구장이 2만5000석 규모이니 3분의 1정도만 좌석의 주인을 찾은 셈이다.

잠실야구장은 좀 낫다. 2만6000석 규모를 자랑하는 인천 문학야구장을 이날 찾은 관중은 4254명이다. 좌석 4분의 1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이밖에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8679명, 사직 7021명, 마산 4086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주중 경기이니 만큼 관중수가 적다는 점은 이해가 간다.

일요일인 9일 1위 두산과 2위 SK가 맞붙은 문학야구장엔 2만498명이 찾았다. LG와 한화전이 펼쳐진 잠실 또한 1만9286명이 야구장을 찾아왔다. 반면 고척돔에는 2473명, 마산 구장에는 8091명, 광주구장 1만1352명이 야구장을 방문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원정 응원석에서 빈 자리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고척돔이 먼저 눈에 띈다. 아시안게임 이후인 지난 8일 토요일임에도 3093명에 불과했다. 아시안게임 직전 토요일인 지난달 11일 1만2771명과 비교된다. 일요일인 지난 9일 고척돔을 찾은 이는 2473명이었다.

정운찬 KBO 총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 뒤 질의응답과정에서 관중수가 준 것은 맞다고 했다.

정 총재가 밝힌 수치는 이렇다. 관중은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전 562경기에서 평균 1만1279명이었고, 아시안게임 이후 30경기에서 평균 9347명이라고 밝혔다. 17.1% 감소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경우 대회 전 525경기에서 평균 1만1536명이었고, 이후 52경기에서 평균 8896명이었다. 22.9%가 줄었다는 것이다.

정 총재는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야구를 2~3주 안 보면서 계속 보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기간 리그 중단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2014년과 비교해 적게 줄은 만큼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소리로 들린다.

맞는 말이다. 4년 전과 비교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기도 하다. 리그 중단이 가져온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일정 정도 타당하다.

관중 감소가 리그 중단에서만 원인이 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LG 트윈스 오지환과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을 선발하면서 팬심은 폭발했다. 스스로 경찰야구단과 상무 입단 기회를 포기한 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한 병역 면탈을 노린 것에 대해 팬들은 분노했다. ‘은메달을 따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조별 예선에서 실업야구 선수 위주로 구성된 대만팀에게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이며 1-2로 패했다. 일본과의 승부에선 이겼지만, 속시원한 결과는 보여주지 못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단 한 명도 없는 일본과 상대했는데도 말이다. 몸값 거품 논란으로 또 한번 팬들은 화가 났다.

그것도 모자라 11일 KBO 이사회는 신규 외국인 선수의 몸값을 100만 달러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어느 시대인데 규제를 풀지는 못할 망정 자신들의 잣대로 막느냐는 볼멘 소리가 야구 현장에서 조차 흘러나오고 있다. 경기력 저하가 불보듯 뻔한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 많다.

KBO는 관중 감소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선 안될 것이다.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팬심을 돌릴 수 있는 개혁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책임지게 하고, 뜯어 고쳐야 할 부분은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 내부 문제를 내부 사람들로만 해결하려 들지 말고 외부 인사들을 과감히 기용해 머리를 맞대고 숙의해야 한다. 이런 적폐를 고치지 않고 방치한다면 관중 3000명 시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지 모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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