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립대가 촬영한 제22호 태풍 망쿳 위성사진

허리케인 플로렌스를 능가하는 ‘괴물’이 중국 남동부로 향하고 있다. 제22호 태풍 망쿳. 지금 시점에서 ‘지구 최강자’로 불릴 만하다. 망쿳은 13일 오후 2시(이하 한국시간)를 기준으로 지구상에 발생한 7개의 열대저기압 중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기상청은 “망쿳이 시속 20㎞로 서진해 이날 오전 9시 필리핀 마닐라 동쪽 약 1120㎞ 부근 해상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망쿳은 지난 7일 북태평양 해상에서 발생해 괌을 할퀴고 필리핀 동쪽 해상까지 진출했다. 필리핀 북부, 중국 남부, 홍콩, 마카오, 베트남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

망쿳은 태국에서 태풍위원회로 제출된 이름. 열대과일 망고스틴을 뜻한다. 껍질 안에 부드러운 속살을 감추고 달콤한 과즙을 머금은 과일 망쿳과 다르게 태풍 망쿳은 사람을 쓰러뜨리고 가옥을 파괴할 정도로 강력한 바람을 몰아치고 있다.

기상청이 13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분석한 제22호 태풍 망쿳의 예상 이동경로. 기상청 그래픽

망쿳의 중심 기압은 910hPa로 측정됐다. 중심부에서 930hPa 이하의 기압이 관측되면 매우 강한 태풍으로 평가된다. 망쿳은 매우 강한 태풍의 기준보다 20hPa이나 낮은 기압을 중심부에 형성했다. 이 중심 기압은 마닐라 동북동쪽 약 540㎞ 부근 해상에 도달할 14일 오전 9시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풍속은 202㎞/h, 강풍 반경은 400㎞로 측정됐다.

망쿳의 에너지는 미국 남동부로 상륙할 플로렌스보다 강력하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플로렌스의 중심 기압을 956hPa, 최대 풍속을 185㎞/h로 측정했다. 태풍(북태평양) 허리케인(북대서양) 사이클론(남반구)을 아우르는 열대저기압의 등급에서 플로렌스는 4등급, 망쿳은 5등급으로 평가된다. 숫자가 클수록 강력한 열대저기압이라는 뜻이다.

제23호 태풍 바리자트, 북대서양에서 플로렌스를 뒤쫓고 있는 허리케인 헬레나의 최대 풍속은 망쿳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다. 그마나 망쿳에 필적할 열대저기압은 플로렌스뿐이다. 플로렌스는 카리브해의 따뜻한 바닷물을 먹고 몸집을 키우고 있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14일 오전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남동부 주민들의 대피 행렬이 1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버지니아주를 종단하는 501 고속도로를 가득 채우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버지니아주는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상륙을 앞두고 대피령을 내렸다. AP뉴시스

플로렌스의 예상 이동경로에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버지니아주는 상륙을 사흘 앞둔 지난 11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170만명에게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괴물 허리케인이 오고 있다. 목숨을 걸지 말고 반드시 대피하라”고 경고했다.

이 ‘괴물 허리케인’을 넘어선 망쿳은 아시아 남동부에 큰 피해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세계재난경보조정시스템(GDACS)은 4300만명이 망쿳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망쿳에 휩쓸린 괌·사이판 등 북마리아나제도는 주택 붕괴와 도심 침수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괌 교육청은 지난 10일 밤 전역의 학교 15곳을 대피소로 개방해 2100명을 수용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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