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남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 두 명을 5개월 간격을 두고 성추행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 측 학부모들은 담임교사 언행과 학교 측 대처에 분노하고 있다는데요.

첫번째 피해 학생의 엄마인 A씨는 국민일보에 “하루 빨리 딸아이가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첫 번째 사건은 지난 4월 27일 발생했습니다. A씨는 딸로부터 같은 반 남학생에게 신체 중요부위를 만지는 식의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하는데요. 이후 학교폭력징계위원회 개최, 학급 교체 등을 논의했으나 가해학생 사과와 담임교사의 재발 방지 약속을 받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또 다른 여학생이 같은 남학생에게 비슷한 식의 성추행을 당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사건 이후 5개월 만인데요. 이 때 담임교사는 A씨에게 두 번째 피해 학부모와의 면담 자리에 함께 가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A씨는 “내가 구두 화해로 마무리 했듯 이번 사건도 그 선에서 마무리 짓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것 같다”며 “몇 달 전 끝난 사건을 다시 들춰내는 것이 불편했지만 두 번째 피해학생 학부모와 안면이 있는 터라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내 딸이 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사전 동의 없이 다른 학부모에게 알린 것이 불쾌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담임교사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담임교사가 “(가해 측 학부모는) 약을 먹여서라도 아들 병을 고쳐놨어야지” “그런 애들이 나중에 성범죄자 되는 거야”라는 취지의 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죠.

A씨는 “우리 아이에게 잘못을 저지른 가해학생이긴 하지만,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아이의 인격을 모독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A씨는 “내 딸이 피해를 입었을 때 선생님은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고 사건 재발의 책임을 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담임교사는 “그럴 수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고 합니다. 당시 화해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지었기 때문에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이후 피해 측과 가해 측은 사건을 원만히 매듭짓기로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담임교사의 부적절한 언행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는데요. 담임교사가 가해 측과 피해 측을 오가며 서로의 험담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A씨는 “담임교사는 나와 가해학생 학부모가 만나는 것을 꺼려했다. 내게 도움을 요청할 때도 피해자 학부모들끼리만 만나자고 하기에 내가 먼저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다 함께 만나자’고 제안했다. 이제 이유를 알겠다”고 전했습니다.

가해 측 학부모는 담임교사와 나눈 대화 녹취록을 A씨에게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녹취록을 들어보니, 담임교사는 “A씨에게 당했다. 그 엄마 다혈질이고 특이한 것 알지 않느냐. 못된 엄마들 때문에 우리(가해학생 측과 담임교사)만 힘들다. 힘 모아 잘 헤쳐나가보자”는 식의 말을 했다고 합니다.

A씨는 황당했습니다. 오히려 자신에게는 가해 측 험담을 하며 “연예인 고XX이 전자발찌를 괜히 찼겠느냐” “(가해 측) 집안 사정은 알고 싶지도 않다” “왜 치료를 안 받는지 모르겠다” 등의 말을 했기 때문이죠. 또 “가해 측 학부모가 만만치 않는 상대라 ‘배째라’ 식으로 나올까 걱정이 된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A씨는 “같이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내 자식도 귀하지만 남의 자식도 귀하다는 생각으로 아이 잘 다독이며 좋게 마무리를 지었는데 못돼 먹은 엄마라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후 가해학생은 피해 측과는 원만히 화해했으나, 담임교사에 불만을 품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A씨는 “우린 당장 전학갈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담임교사 밑으로 아이를 다시 돌려보낼 수도 없다”며 “교육청에 신고했지만 ‘담임교사의 사과’ 말고는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씨는 담임교사의 전근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학교와 교육청은 담임교사의 공개 사과로 사건을 마무리 짓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전근 절차가 까다롭고 반에 남아 있는 학생들이 담임 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요.

현재 A씨 자녀는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A씨는 “어떻게 교육자가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아이들을 책임지고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선생님이 오히려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짓밟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어 “제일 피해를 받는 것은 아이들”이라며 “하루 빨리 아이가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담임교사의 중재, 그저 사건을 잘 해결해보려는 노력이었을까요.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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