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정상회담 마지막날 함께 찾은 백두산 천지에서 훈훈한 장면이 포착됐다.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 사이에 있었던 작은 배려다.

양국 정상 내외는 20일 오전 10시20분쯤 백두산 장군봉을 거쳐 천지에 도착했다. 천지까지 향하기 위해 네 사람은 향도역 4인용 케이블카에 함께 탑승했다.

평양남북정상회담 3일째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백두산 장군봉을 방문한 후 백두산 천지로 이동히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 여사와 리 여사는 천지로 향하는 내내 담소를 나눴다. 리 여사는 “우리나라 옛날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한라산 물을 갖고 왔다”며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김 여사는 실제로 물이 반쯤 담긴 500㎖ 생수병을 들고 왔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여사의 생수병에 든 물은 제주도에서 담아온 물이다. 담아온 물 일부를 천지에 뿌리고 천지 물을 다시 담아 합수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또 김 여사는 천지에 방문하기 전부터 “천지에 손과 발을 담궈 보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두 여사가 만들어낸 훈훈한 장면은 바로 이 생수병에서부터 시작됐다. 김 여사가 천지에 도착해 계획대로 물을 뜨던 순간이다. 김 여사는 맑은 천지에 발을 담그고 몸을 낮춰 물을 담기 시작했다. 근처에서 이 모습을 보던 리 여사는 김 여사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고는 김 여사의 외투 왼쪽 옷깃을 살며시 잡아 올렸다.

상체를 앞으로 숙여 엉거주춤한 자세로 물을 뜨던 김 여사의 옷이 물에 젖을까 염려한 리 여사의 배려였다. 리 여사는 그 자세 그대로 김 여사가 합수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이어 페트병에 물이 다 채워질 때까지 김 여사의 옷깃을 잡았다.

옆을 지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스마트폰을 꺼내 두 여사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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