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A씨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건물 여자화장실에 설치한 불법촬영 카메라(왼쪽)와 카메라가 발견된 장소. 피해자 B씨 제공

강남의 한 건물 여자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몰카)를 설치한 일본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일본으로 출국하기 바로 전날 범행이 발각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건물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불법촬영을 촬영한 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일본인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오피스 및 주거용으로 쓰이는 삼성동 건물 1층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좌변기 칸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 받고 있다. A씨의 카메라는 설치한 지 한 시간여만에 피해자 B씨에게 발견됐다. B씨는 국민일보에 “쓰레기통과 선반에 이상할 정도로 휴지가 쌓여있어 저도 모르게 눈이 갔다”며 “카메라는 휴지심 안에 들어있었고, 선반 위 휴지에 덮여 있었다”고 전했다.

B씨는 카메라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메모리카드를 꺼내 영상을 확인했다. 여러 개의 동영상 파일 중 범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찍혀있었다. B씨는 “범인이 집에서부터 녹화를 시작했다”며 “화장실 앞에서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던 상황, 설치 후에 문을 살짝 열고 밖을 확인하는 모습까지 전부 담겨 있었다”고 했다. 이후 B씨는 직접 건물 CCTV를 확인했고, 범인이 해당 건물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한국에서 일하며 종종 일본을 오가는 회사원이었다. 공교롭게도 범행이 발각된 다음날 아침에 일본으로 돌아가는 항공권이 예매 돼 있었다. 경찰은 신병 확보를 위해 20일 새벽 A씨를 긴급체포했다. 날이 밝은 뒤엔 A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를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는 초범이라고 주장하지만 압수한 전자기기에서 최근 며칠 사이에 촬영 된 다른 피해자 영상이 나왔다”며 “21일 오전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압수 기기를 정밀 조사할 예정”이라며 “사안이 중한 만큼 석방되더라도 출국금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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