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1일 발표한 주택공급 계획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서울시의 ‘그린벨트 수성’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내놓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서울 도심에서 택지 11곳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1차적으로 서울 도심 내 확보된 택지 11곳을 말한다. 이중 공개된 지역은 옛 성동구치소 부지 5만2000㎡ 1300가구와 개포동 재건마을 1만3000㎡ 340가구다. 348㎡ 부지 8642가구를 공급할 나머지 9개 부지의 입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 도심 택지확보 추진계획.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부에 따르면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옛 성동구치소 부지와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은 모두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뛰어난 게 강점이다.

옛 성동구치소 부지는 지하철 3·5호선 오금역과 도보로 2분 거리, 재건마을은 지하철 3호선 매봉역과 1㎞ 내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인근 오금공원, 가락근린공원과 양재천 등을 활용한 친환경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날 공개하지 않은 9개 부지 역시 유휴부지다. 이미 국토부와 서울시는 협의를 끝냈고 토지 소유자, 관련 기관과의 협의 절차만 남겨 두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서울시가 제안한 유휴부지 활용 방안을 국토부가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서울시는 환경 훼손, ‘로또 부동산’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해 왔다. 대신 도심지 내 유휴부지만 활용해도 6만2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국토부에 제안했다. 국토부는 교통 등 인프라가 풍족한 곳에서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려면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날 발표를 두고 일각에선 국토부가 서울시에 ‘백기’를 든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서울 도시에서 대규모 공급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주택 공급으로 부동산 과열을 막겠다던 당초 목표를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 그린벨트 해제 계획을 백지화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계속 검토하고 있고 상황에 따라 직권으로 해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향후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국토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토부는 여전히 서울 내 그린벨트 일부 활용을 위한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 국토부 해제 물량의 일부를 직접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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