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가수 지코(왼쪽부터), 알리, 마술사 최현우, 가수 에일리가 평양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원래 마술을 좋아하신다고 듣긴 했지만 반응도 너무 좋았고,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 모두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마술을 관람했습니다. 처음엔 엄청 긴장했는데 다행히 너무 좋은 분위기로 마무리 됐네요.”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지난 18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 다녀온 마술사 최현우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목란관 환영 만찬에서 마술을 선보였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북측에서 요술사라고 부르는 마술사라고 소개를 했더니 리 여사가 바로 김 위원장에게 ‘악수를 하면 사라질까봐 오후에 악수를 못했잖아요’라고 말했다. 그걸 듣고 모두가 웃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옥류 아동병원에서 마술사라는 그의 소개에 리 여사가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말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발언이었다.

이날 최현우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있는 원탁 앞에서 마술을 보는 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마술 몇가지를 선보였다. 큐브 마술과 머릿속에 떠올린 카드를 다른 사람이 맞히는 텔레파시 마술, 카드 10여장이 한반도기로 바뀌는 마술 등이다.

그는 “공연은 20분 정도 했고, 북한 말로 하면 직각육면체 맞추기 요술(큐브 마술)과 교감 요술(텔레파시 마술)을 했다”며 “텔레파시가 잘 통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여사님들 모두 상대방의 카드를 성공적으로 맞혔다”고 설명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최현우는 “마술을 할 때 김 위원장에게 마술적 손길이 가능할 것 같은 분 한분을 지목해달라고 했더니 김 부위원장을 지목했다”며 “큐브를 섞는데 안보이게 하려고 뒤돌아 섞으니깐 김 위원장이 ‘하지말래요’라고 말하기도 하고 분위기가 줄곧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지난 19일 오후 대집단체조(매스 게임) 예술 공연 관람 후 문 대통령이 연설을 할 당시 북한 주민들이 보인 반응을 꼽았다. 최현우는 “북한 분들이 연설을 들으면서 많이들 울었다”며 “이유를 물으니 남한 대통령의 목소리를 처음 들어보는데 느낌이 생소하고 신기해서라고 답하는 걸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릴 적 교과서에서만 본 북한이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생각보다 더 진보돼있고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친근하게 소개하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통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적인 생각이 들었다. 통일이 마치 마법처럼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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