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한 새로운 경기도’는 정당하고 적법하며 국민이 원하는 일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이해관계자의 압박에 굴하여 포기하지 않습니다.”


건설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시공사의 민간참여 분양주택 원가공개까지 공익적 차원에서 강행한 이재명 지사가 대한의사협회의 법적 대응 시사에도 도립의료원 수술실 내 CCTV 설치 역시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어이없는 대리수술과 환자 성희롱, 의료사고 등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수술실 CCTV 설치가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지사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술실 CCTV. 대한의사협회에 대화와 토론을 제안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경기도의료원 수술실 CCTV 설치 방침에 의사협회가 의료인 진료 위축, 환자와 간호사 등의 인권과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철회를 요구하며 법적조치와 집단행동을 시사하고 있다”면서 “의료인 입장에서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환자의 요구와 인권도 고려해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이어 그는 “‘기본에 충실한 새로운 경기도’는 정당하고 적법하며 국민이 원하는 일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이해관계자의 압박에 굴하여 포기하지 않겠다”고 수술실 CCTV 설치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어린이집이나 골목길 CCTV가 선생님과 원장님이나 주민들을 잠재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 아님에도, 수술실 CCTV가 의료진을 잠재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지사는 수술실 CCTV 설치에 있어, 환자 요구 시에만 촬영하고 비밀을 유지하다 일정 기간 후에 영구폐기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는 “수술실 CCTV가 몰지각한 소수 의료인으로 인한 국민의 불신과 불만을 해소하고 대다수 선량한 의료인을 보호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무조건 반대와 압박은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못된다”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의사협회에 공개토론을 전격 제안했다.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의사협회에 의료인, 환자, 전문가,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개적인 대화와 토론을 정중하게 요청한다”

의사협회는 전날 ‘수술실 CCTV 시범 운영계획에 대한 입장’ 자료를 통해 “수술실 등 의료기관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들의 인권뿐만 아니라 환자 인권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수술실 CCTV 설치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이 지사의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사협회는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해 의료인을 압박하고, 수술하는 내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것이 환자의 인권을 위한 것이라면 오히려 민생의 최전선에 서서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공공기관, 정부기관, 국회 등의 사무실에 CCTV 설치가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협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시범 운영을 강행할 경우 대한의사협회는 국민과 의료인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13만 회원과 함께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그간 시민사회단체나 환자단체 등은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마취 등으로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외부와 차단된 수술실 내의 인권침해나 대리수술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소비자시민모임과 한국소비자연맹,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은 10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환자안전을 위협하는 대리수술의 근절을 위해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비롯해 의사면허 제한, 의사 실명 공개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실제로 이달 초 지역의 한 정형외과에서 원장이 의료기기 영업사원과 간호사에게 환자의 어깨 대리수술을 시켰다가 환자가 뇌사 상태에 빠졌으며,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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