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크게 반기고 나섰던 미국에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도 대북 신중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은 유엔 대북 제재를 피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속임수 전술을 쓰고 있다”며 “미국은 국적을 불문하고 북한의 불법적 활동을 돕는 개인과 단체, 선박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북한이 ‘선박과 선박’을 통한 환적을 이용해 정제유 등을 불법적으로 수출·수입하는 행위에 대해 감시와 제재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국무부는 “국제사회는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계속 이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유엔 회원국들은 자국의 개인이나 단체가 ‘선박과 선박’을 이용한 환적에 관여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무부는 그러면서 “미국과 협력국들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비핵화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준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무부의 수장인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대화와 제재 유지라는 투 트랙 전술을 이어나갈 계획임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영국 B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제대로 맞아 돌아가고 일정이 잡힌다면 머지않아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비핵화 협상에) 거대한 진전이 있었지만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할 때까지 우리는 경제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 핵 위협은 여전히 있다”면서 “과거보다 북핵 위협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좋은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들뜬 기대감과 신중 모드를 함께 내비쳤다.

그는 21일 미주리주 스프링필드에서 가진 공화당 지원유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틀 전에 ‘훌륭한(beautiful) 편지' 한 통을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구체적인 편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친서에 김정은 위원장이 핵사찰 수용 등을 포함한 진전된 내용을 담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들이 돌아오고 한국전쟁 참전 미군 유해들이 송환되고 있다”고 자신의 치적을 반복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북·미 대화에)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21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게 폐기할 때까지 제재는 해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신중론에 가세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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