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건강했던 30대 중반 산모가 자연분만 이후 하루 만에 사망했다는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남편은 ‘의료 과실치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35세 산모가 자연분만하다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의료 과실치사 진상조사바랍니다”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A씨(36)는 지난달 21일 오전 9시33분에 한 살 어린 아내 B씨를 잃었다고 합니다. 이들 부부는 탄생의 기쁨을 만끽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아내는 출산하다 사망했고, 남편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부터 남편의 주장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보겠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분만 과정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분만실 커튼 뒤로 들리는 소리에 의지해 아내가 힘겹게 아이를 낳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고 합니다. A씨는 “일반적인 유도 분만이 그렇겠거니 했지만, 그래도 힘들어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무사히 태어나긴 했지만 조금 지쳐보였다고 합니다. 기도에 산소를 불어넣는 처치 후 깨어났다고 했고요. 산모의 상태 역시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를 흡수하는 패드를 여러 차례나 갈았다고 하는데요. 남편이 느끼기에 출산 후 보통의 출혈량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고 했죠. 이후 간호사들도 심각성을 인식했는지, 주치의를 호출했다고 합니다.


의사가 아내 병실로 들어간 지 1시간 후, 남편이 의료진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의사 선생님이 설명해주실거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후 또 1시간이 지난 뒤 상태를 물어봤으나 “나중에 이야기 하겠다”고 답했다고 했죠.

이후 주치의와의 면담이 이뤄졌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의 출혈이 멈추지 않은 지 3시간30분이 지난 시점이라고 했습니다. 의사는 “자궁 경부 손상 출혈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80프로 정도는 이대로 괜찮아지고, 20프로 정도는 자궁 적재술을 진행해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는데요.

상황을 그제야 알게 된 남편은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표했습니다. 전원 준비를 하는 와중에도 아내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상복부에서 자궁이 만져지는 정도로 악화된 상태였다고 했죠. 의료진은 “몸 속에 패드가 들어있어서 그렇다”고 답했다고 하고요. 대학병원으로 이동하는 동안 아내는 “진통제 좀 놔달라”는 말을 계속해 했다고 합니다.

대학병원 도착 후, 아내는 바로 CPR환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는 상태말이죠. 남편이 달려가보니, 이전 병원 주치의는 주저 앉아있었고, 의료진 10 여 명이 CPR을 시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대학병원 담당교수는 “이미 맥박과 의식이 없는 상태다. 자궁이 파열됐다. 이미 폐쪽에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9시간 후, 아내는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A씨는 “아이를 출산한 오후 2시부터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한 6시까지 의사는 산후 출혈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자궁 파열 의심을 하지 못했고, 부분 파열이라 초음파·내진 등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고만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출산 후) 긴급하게 큰 병원으로 옮겨졌다면, 산모는 안전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병원은 또, 산모의 숨이 아직 붙어있었지만 이미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위로금’을 언급했다고 합니다. A씨는 “병원 측은 사망선고도 되기 전 내게 전화해 이런 일이 있을 때 3000만원을 지급하게 되어있으니 계좌번호를 달라고 했다. 난 아직 사망선고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인데 이러는 경우가 어디있냐고 따져 물었다”고 털어놨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형사고소가 진행 중입니다. 병원 측은 “전혀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하고요.

A씨는 “의사들의 현명하고 긴급한 대처가 있었다면, (이런 사망)사고는 없었다. 그러나 해당 병원 측은 확률적인 사고로만 주장하고 대처에 대해서도 과실이 없다고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어 “세상 모든 엄마는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가장 위대한 사람의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은 의료 과실 인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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