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째 아내가 없어진 상태입니다. 도와주세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26일 실종된 아내를 수소문하고 도움을 청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의 작성자는 자신을 실종자의 남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아내가 추석 명절 연휴에 갑자기 아이들에게 ‘힘들다’고 말한 뒤 사라져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는 아내의 실종 3일째가 된 이날 아침까지 아무 소식이 없어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경찰에 실종신고를 하고, 각종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손품 발품을 모두 팔았습니다. 그가 가장 두려웠던 이유는 혹시라도 아내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집 근처의 갈 수 있는 곳도 다 둘러봤지만 아내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동네 뒷산이었습니다. 그는 경찰에 수색견과 병력을 동원해 찾기로 했다지만, 막상 산을 뒤지려니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려 차마 동행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경찰서에서 CCTV 재검토 작업에만 참여했다고 합니다.

전날 아침 8시30분쯤 아내의 핸드폰이 꺼졌는데 처남으로부터 “오전 10시쯤 신호가 가는 것을 한 차례 확인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같은 시간대 주변 기지국에 연동된 CCTV를 조사하다 실종 시점에서 입었던 의상은 달랐지만, 걸음걸이와 백팩이 동일해 아내로 추정되는 인물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아내였습니다.

경찰 병력을 동원해 찾은 아내는 승합차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정말 힘든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아내가 마음을 많이 다쳐 보여 무엇을 했는지,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사흘 동안 항상 집에서 떠나지 않던 아내가 삶의 공기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아내가 사라진 사흘. 이 시간의 ‘침묵’은 어쩌면 한국사회에서 명절마다 가족 구성원에게 강요되는 ‘역할’에 저항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어머니, 아내, 며느리가 아닌 사람으로서의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했겠죠. 작성자 아내만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커뮤니티에 아내를 찾아 달라고 호소했던 남편은 “육아로 고생한 아내와 올 추석 연휴에 멜로 드라마를 찍고 싶었는데 아찔한 실종 스릴러를 찍게 됐다”고 합니다. 아내와 마주앉아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나눌 시간을 보내겠지요. 이제 우리 모두가 추석 연휴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모든 가정에도 같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이신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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