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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집안사정이 좋지 않아 등록금을 내지 못할 위기에 처한 친구에게 “학자금 대출을 받으라”고 조언한 A씨. 그는 몇 년이 지나서야 친구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친구는 “도와줄 생각은 않고 어떻게 대출을 받으란 소리를 했냐” “이기적이고 나쁜 X”이라며 A씨를 몰아붙였다고 하는데요.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엔 “제가 학비를 대주지 않아 이기적이라는 친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A씨는 최근 대학 동창 4명과 가진 술자리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얼마 전 대기업에 취업한 동창 B씨가 갑작스레 “나는 정말 독하게 살아서 성공했다”며 “나를 독하게 만든 건 너희들”이라며 속내를 털어놓은 겁니다.

B씨는 “내 남편도 나처럼 돈이 없어 학교를 다니지 못할 위기에 몇 번 처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상황이 괜찮은 친구가 학비를 지원해줘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며 “그런데 너희는 어떻게 한번을 도와주지 않았냐”고 하소연했다고 합니다. 특히 A씨가 매고 있는 명품가방을 가리키면서 “진짜 이기적인 X” “부모 돈으로 자영업이나 하면서 겁도 없이 명품을 든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A씨는 크게 당황했습니다. B씨가 지금껏 A씨에게 학비와 관련된 불만을 나타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A씨가 명품을 많이 쓰는 걸 보고 “이 나이에 명품 들면 술집에서 일하는 여자라고 생각한다” “네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한 걸 보면 내 한 학기 등록금”이라며 비아냥대 몇 번 싸운 적은 있다고 합니다.

A씨와 B씨는 대체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B씨가 결혼 소식을 전하자 A씨는 선뜻 축의금 100만원을 건넸을 정도니까요. A씨는 “B가 우리 과에서 수석이었다. 한편으론 대단해보였고, 시험기간엔 자기 시간 쪼개가면서 날 가르쳐줬기에 정말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B씨는 속에 쌓인 앙금이 다 풀리지 않은 듯합니다. 술에서 깬 뒤에도 A씨를 향해 “철이 없다”고 지적을 했다는데요. A씨는 “다른 친구와 전화에서 알게 됐다. B가 내게 ‘연봉 5000만원이 넘는 사람도 명품백 살 생각 못한다’며 ‘금수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듯하다’고 비꼬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사과를 할 줄 알았는데, 너무 서운하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학비를 대줬어야 맞는건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물었습니다. 곤경에 처한 친구가 있다면 마땅히 도와줘야합니다. 그러나 어디에도 ‘당연한’ 호의는 없습니다. 물론 돈이 없어 학업을 중단하고 꿈을 접는 학생이 있다는 현실이 더 큰 문제겠지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전형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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