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사진. 뉴시스

도로를 달리다 보면 종종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동물 때문에 곤욕을 치르곤 합니다. 대부분은 급정거 시 인명피해를 우려해 ‘로드킬’을 하고 맙니다. 일부는 동물을 피하려다 외려 변을 당하기도 하죠. 잘잘못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결과니까요.

그런데 동물을 피할 여유가 있었는데도 일부러 사고를 낸 것이라면 어떨까요.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로드킬했다고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라는 글이 화제입니다. 글은 글쓴이가 여자친구 아이디를 무단으로 빌려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추후 이를 알게 된 여자친구가 반박글을 덧붙였고요.

A씨는 최근 길고양이를 ‘로드킬’했다고 합니다. 조수석에 동승했던 여자친구 B씨는 A씨에게 “섬뜩하고 무섭다”며 갑작스런 이별을 통보했고요. A씨의 연락처까지 차단하는 등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A씨는 글을 통해 “급정거를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날까 겁이 났다. 속도도 붙어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두달 전 ‘로드킬’을 당한 고양이 사체를 밟고 지나간 적이 있다. 당시에도 속도가 있어 피하기 어려웠던 건데, 그 때도 무섭다면서 헤어지자고 난리를 피웠었다”고 호소했습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은 “B씨는 운전대 잡은 적이 별로 없나보다” “사소한 오해 같은데 잘 풀길 바란다”는 등 대체로 A씨를 옹호했습니다. 사연은 이렇게 B씨가 도로주행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벌어진 소동으로 마무리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몇 시간이 지나 B씨가 반박글을 추가하면서 논란은 새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B씨는 “운전 경력만 6년”이라며 “A씨에게 운전을 가르쳐준 것도 나였다”고 말했습니다. A씨가 길고양이를 ‘로드킬’ 했던 날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는 “당시 A와 나는 한적한 국도를 지나고 있었고 시속은 50㎞ 전후였다. 앞에 고양이가 보여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A는 엑셀러레이터(가속장치)를 쭉 밟았다”며 “고의라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A씨가 로드킬 당한 고양이 사체를 밟고 지난 데 대해서도 “고양이가 정확히 2차선에 걸쳐 있었는데, 이를 분명히 인지하고서도 2차선으로 바짝 붙어 사체를 타고 넘었다”고 했습니다.

또 그는 이에 대한 A씨의 해명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고 주장했습니다. B씨는 “처음엔 ‘브레이크와 엑셀러레이터를 착각했다’고 변명하더니 반박하니까 그제야 ‘사고날까봐 그랬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로드킬’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긴 한다. 뒤따르는 차에 자칫 피해를 줄 수 있으니까”라면서도 “그러나 피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피해가는 게 맞지 않겠냐”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전형주 객원기자


더 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