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그래픽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촉발된 ‘고용 쇼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책연구원들이 올해 고용지표와 관련해 잇달아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 목표치였던 전년 대비 월평균 취업자 18만명 증가는 물 건너갔다. 심지어 10만명 달성도 어렵다는 예측까지 나온다. 공통적으로 제조업·건설업 경기 하락을 원인으로 꼽아 단기간 회복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일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이 한국개발연구원(KDI)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DI는 올해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이 18만명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18만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기존 전망치를 하향 수정한 것이다. KDI는 “9∼12월의 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 7∼8월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보다 낮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런 비관적 전망은 올해 7∼8월 고용지표가 워낙 나빴던 데에서 비롯됐다. 지난 2월부터 10만명 안팎을 기록했던 취업자 수 증가폭은 7월 5000명, 8월 3000명으로 급격하게 주저앉았다. 지난해 9월 고용지표가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9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KDI는 최근의 고용 부진이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DI는 “인구는 항상 ‘단조적(monotonic)’으로 감소하지 않는다. 특히 7∼8월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생산가능인구 감소폭이 다소 완화됐음에도 취업자 수 증가폭이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구조조정과 건설경기 하락 등 다른 구조적 원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는 진단이다. KDI는 다음 달에 올해와 내년 취업자 수 전망치를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은행과 한국노동연구원도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이 18만명을 밑돌 것으로 내다본다. 한은은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40, 50대 고용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40대 인구는 월평균 9만5000명 감소했는데, 월평균 취업자 수 감소폭은 10만8000명으로 이보다 가팔랐다. 50대의 경우 인구는 월평균 7만명 늘었는데, 취업자 수는 5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는 흐름을 보였다. 한은은 “이들 연령대가 다수 고용돼 있는 자동차·조선·섬유·의복 등 제조업의 업황 부진과 구조조정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노동연구원도 “고용 유발효과가 큰 제조업과 건설업을 비롯해 경기가 둔화조짐을 보이면서 연간 취업자 수 증가 전망치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도 둔화세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관측했다. 다만 인구 증가폭이 25만명 안팎으로 줄어든 상황을 감안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겪은 ‘고용쇼크’와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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