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에서 배달업무에 나선 우체국 집배원이 탈수증세로 길가에 쓰러진 90대 할아버지를 무사히 구한 사실이 한 달여 만에 뒤늦게 밝혀졌다.

40도 가까운 폭염 속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노인을 우연히 오토바이를 타고 옆을 지나던 집배원이 구했다.

전남지방우정청은 “무안우체국 소속 김화일(45)집배원이 삼복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21일 오후 자신의 배달구역 길가 모퉁이에 일사병 증세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할아버지(95)를 발견하고 응급조치를 통해 구조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집배원은 응급조치 이후 119긴급신고를 통해 할아버지가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바쁜 배달 업무를 제쳐 두고 신고 이후 119구급차량이 도착할 때까지 휴대전화로 구급대원의 지시에 따라 할아버지의 맥박과 호흡 등 상태를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할아버지는 의식을 잠시 잃었지만 인공호흡 등이 필요할 만큼 응급한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아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할아버지 가족들은 금전적 보답을 하려고 했지만 김 집배원이 극구 사양했고 이후 그와 할아버지에 얽힌 사연은 묻힐 뻔 했다.

하지만 헌신적 구조활동에 감동을 받은 할아버지의 손녀가 최근 국민신문고에 김 집배원으로부터 결정적 도움을 받은 사실을 글로 적어 올리면서 숨은 선행이 빛을 발하게 됐다.

김화일 집배원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쑥스럽다”며 “배달구역에 ‘안전지킴이’가 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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