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5일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조명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장을 지명했다. 청와대의 인선 배경 설명대로 조 후보자는 학자로서 오랫동안 환경 분야의 시민운동도 함께 해왔다. 조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을 살펴보면 환경 분야에 대한 그의 소신이 드러난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환경정책이 실패했다고 진단하면서 환경정책이 실종됐다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환경부 적폐청산’이 다시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정권 출범 초인 지난해 7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한 ‘문재인 정부의 환경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발제했다. 조 후보자의 발제 주제는 ‘이전 정부의 환경정책 평가 및 문재인 정부의 패러다임 전환’이었다.

당시 조 후보자는 ‘환경부 적폐청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후보자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에 대해 “지난 정부의 환경정책 실패가 남긴 각종 유산들을 반성적으로 청산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규제 정상화’ ‘4대강 정상화’ ‘기후‧에너지 정상화’를 과제로 제시했다.

조 후보자는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의 9년을 거치는 동안 환경부와 환경부의 환경정책은 크게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환경정책다운 환경정책의 철학도 내용도 없었다. 그냥 의례적으로 다루는 환경행정만 있었을 뿐”이라고도 지적했다. 이명박정부는 녹색 성장을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를 위해 환경을 도구화했고, 박근혜정부는 무분별하게 규제를 완화하면서 사회적으로 위험이 커졌다는 비판이었다.

조 후보자는 적폐청산과 동시에 대안 마련을 주문했다. 그는 ‘녹색 재생’과 ‘녹색 정의’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녹색 재생은 이명박정부가 주장한 녹색성장의 대칭 개념이다. 이명박정부에서 망가진 환경정책을 다시 복원시키겠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완화된 환경 규제 강화, 4대강 복원 등이 대표적이다.

녹색 정의는 환경 분야에서 발생한 정의롭지 못한 문제들을 극복하겠다는 뜻이다. 환경적인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공론장을 활성화하고, 시민사회와의 파트너쉽 회복을 이뤄야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과제로 “실추된 환경정책을 원상회복시키고 나아가 국민의 환경복지를 실현시켜주는 일”을 꼽았다.

4대강 정상화 등 적폐청산 이슈에서는 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직속 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2012년 대선 당시에는 문 대통령 후보시절 외곽조직인 ‘담쟁이포럼’ 발기인으로도 활동한 만큼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또 다시 제기될 우려도 있다.

환경 관련 규제 문제는 여권 내 ‘갈등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있다. 조 후보자는 앞서 “규제는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라며 “규제 완화는 국가의 조정자 혹은 후견인 역할을 방기시켜 각종 파열 현상을 불러 온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환경부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산업계와 갈등을 겪게 될 경우, 정부 여당 내에서 ‘은산분리 완화’처럼 또 다시 다양한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조 후보자는 청와대의 지명 이후 “환경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는 장관이 되고 싶다”며 “녹색화, 녹색정보 등 제도를 구축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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