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치인들이 5일 평양에서 만나 올해 안에 남북 국회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33년 간 논의에만 그쳤던 남북 국회회담이 이번에는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남북 정치인 모임 뒤 기자들과 만나 “남북 국회회담에 대해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연내에 될 것 같다. 이견이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또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과 이야기를 해보니까 설령 야당에서 반대하는 분이 있더라도 국회회담을 열어 극복하자는 게 대체적으로 합의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앞서 모임 전 모두발언에서 북측의 안 부의장도 “북남국회회담도 필요하면 하게 되는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남측 국회와 북의 최고인민회의가 마주 앉았을 때 남측 국회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거기서 논의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33년 동안 엇갈린 남북, ‘밀고 당기기’의 역사

남북 국회회담은 남과 북이 무려 33년 동안 ‘밀고 당기기’만 반복했던 숙원 사업이다. 남북 국회회담 가능성이 맨 처음 제기됐던 건 1985년이다. 당시 양형섭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채문식 국회의장에게 남북 국회회담을 제의했었다.

당시 북측에서 제시한 안건은 남북 불가침 선언 문제로, 각자 국회의 비준을 거쳐 법적 효력을 갖고자 했다. 하지만 우리는 해당 문제가 정부의 소관사항으로 국회가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후 몇차례 실무접촉이 이뤄졌으나 결국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첫 제안 이후에도 남북 국회회담은 10여 차례 논의와 무산을 반복했다. 1988년 북한의 서울 올림픽 대회 참가 논의가 이뤄졌을 때는 우리가 먼저 남북 불가침 선언 문제를 내세웠다. 그러나 북측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원하면서 회담은 끝내 무산됐다.

또 2000년 2002년 2004년 2005년 2007년 2008년 등 남북관계에 변수가 생길 때마다 남북 국회회담이 논의됐지만 그때마다 쟁점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다가 무산됐다. 2007년에는 김원기 국회의장이, 2008년에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각각 북측에 국회회담 개최를 제안했으나 흐지부지됐다.


남북 첫 국회회담, 이번엔 가능할까

6일 오후 늦게 귀국 예정인 국회 방북대표단은 이르면 8일 북측과 논의한 내용을 국회에서 공유하고, 남북 국회회담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이후 남북 국회회담 대비를 위한 실무 TF(태스크포스) 구성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는 여전하다. 바른미래당도 남북 국회회담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국회 내 협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한국당은 아직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당이 만일 회담 불참을 고집할 경우 원내 4당만으로 남측 대표단을 꾸려 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야당에서 반대하더라도 국회회담을 열어 극복하자는 데 북측과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한국당도 남북 국회회담에는 긍정적 판단을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의제와 형식을 봐야겠지만 원론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도 지난달 말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북 국회회담은) 과거 남북의회 간에 10여 차례 대화했다. 그 당시 국회의장이나 다수장이 지금 한국당의 전신이었다”며 “한국당도 당연히 함께 할 것”이라 예상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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