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나, 이대로 죽게 해줘…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천천히 와. 우리 가족들 너무 사랑해”

지난 7월 17세 A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양은 온라인 공간에서 ‘멤버놀이’를 하다가 모임 안에서 인신공격과 괴롭힘을 당했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멤버놀이’는 같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청소년들끼리 온라인 공간에서 그 연예인의 흉내를 내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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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이그룹을 좋아했던 A양은 익명 채팅방에서 ‘멤버놀이’를 했다. 그런데 ‘멤버놀이’를 하던 그룹이 둘로 갈라져 싸움이 났다.

싸움을 시작한 친구가 채팅방을 나간 뒤 A양에게 “네가 대신 사과하라”는 말이 나왔고, A양은 이를 거절했다.

이후 신상털이, 인신공격 등 ‘사이버 불링’이 시작됐다. ‘사이버 불링’은 온라인 공간에서 여러 명이 합세해 특정인에게 심리적 공격을 가하는 신종 따돌림을 의미한다.

모욕적인 말과 협박이 계속됐다. 심지어 가해자들은 A양의 신상을 알아낸 뒤, A양의 사진을 ‘멤버놀이’ 채팅방에 유포했다.

A양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2시간 전까지 가해자들에게 ‘찾아가 죽이겠다’는 협박 문자를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이렇게 멘탈 약한 애는 처음 본다”며 A양의 죽음을 조롱한 사실이 확인됐다. “A양이 먼저 욕을 했다고 진술하자”며 경찰 수사를 대비해 서로 입을 맞춘 정황도 드러났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친구들하고 잘 놀고, 동생들하고 잘 놀고 그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며 비통해 했다.

오인수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SBS와 인터뷰에서 “‘멤버놀이’는 온라인에서 익명성을 바탕으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새로운 형태의 괴롭힘”이라며 “(멤버놀이로 인한 피해자가) 앞으로 더 증가할 수 있다.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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