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치사사고 살인죄로” 친구가 제시한 ‘윤창호법’ 살펴보니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현역 군인 윤창호씨의 친구들이 ‘도로 위 살인행위’를 일삼는 음주 운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법률을 만들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자가 24만명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윤창호씨의 친구인 김민진씨가 구체적인 법률 개정안 방향을 제시하며 ‘윤창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 “아들의 죽음이 개죽음이 아니라 사회에 던지는 경종이 됐으면 좋겠다”

윤씨의 아버지는 7일 SBS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아들의 죽음이 헛된 만취 주취자에 의한 개죽음이 아니라 사회에 던지는 경종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어떻게 해야 아들이 ‘아빠 잘했어. 나 괜찮아’라고 말할까만을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음주운전에 대한 양형기준 자체가 너무 가볍다. 음주운전을 실수로 보는 관점이 변화해야 한다”며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것은 살인과 같다. 강력한 처벌법이 마련돼 아들의 죽음이 헛된 죽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달 25일 부산 해운대구의 교차로 횡단보도에 친구와 함께 서 있다가 박씨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여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뷰에서 윤씨의 아버지는 “지금 현재 상태는 뇌사만 확정짓지 않은 상태이지. 뇌사에 준한다고, 뇌사로 사료된다는 진단이 나왔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4%였다.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충돌 충격으로 윤씨는 15m가량 날아가 주유소 담을 넘어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졌다. 윤씨는 사고로 뇌가 심각하게 손상됐다.


윤씨의 꿈은 사회의 정의를 구현하는 검사였다. 고려대 행정학과로 진학해 꿈을 다져나갔다. 전역 후에는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준비를 할 예정이었다. 윤씨의 아버지는 “창호는 중학교 때부터 카카오톡 배경 사진을 청와대로 해놓았을 정도로 꿈이 야무졌던 아이”라며 “항상 손에 들고 다니는 다이어리에는 몇 년째 ‘내 짧은 인생 영원한 조국에, 품위와 품격’과 같은 말들이 적혀있었다”고 전했다.

윤씨의 아버지는 “창호는 정말 검사 생활하다가 최종적인 목표는 대통령까지 되어 우리나라에 소외된 사람들을 돕고, 돈이 있으면 법을 빠져나가지만 없는 사람들은 피해를 보는 불합리한 법 체계에 대해 많은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며 “그랬는데 그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보내니 부모 마음은 많이 안타깝고, 찢어지는 마음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 ‘윤창호법’이라는 명칭으로 창호를 기억해달라…친구 김민진씨의 법률개정안


사고 발생 후 윤씨의 친구인 김민진씨는 ‘윤창호법’의 제정을 위해 구체적인 음주운전 처벌강화에 대한 법률개정안도 마련했다. 김씨는 “많은 국회의원님들이 이미 음주운전 사고와 관련된 법률안을 제출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연히 국회의원님들께서 저희보다 훨씬 더 잘 아시겠지만 혹여 법률안이 저희의 생각과는 너무 다른 방향으로 갈까 우려돼 발의되어있는 법률안과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윤창호법’의 큰 틀을 만들어 보았다”고 계기를 밝혔다.

먼저 윤창호법에서는 ‘음주운전 초범 기준’을 2회에서 1회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바른미래당 장정숙 의원의 법률안과 동일한 내용으로 현재 도로교통공단 음주운전 형사처벌 기준인 ‘2회 위반 시 1회 위반과 동일한 처벌기준’을 개정하자는 뜻이다. 이는 음주운전 형사처벌 기준에 있어서 ‘초범’ 기준을 2회 위반에서 1회 위반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씨는 “우리나라 음주운전 재범률은 2016년 통계에 따르면 50.59%에 달하고 2017년 통계에 따르면 40%가 넘는다”며 “재범률이 높은 음주운전 사고에 있어서 2회 적발까지를 초범으로 취급하는 것은 음주운전사고의 위험을 방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김씨는 ‘음주운전 처벌 기준의 강화’를 제시했다. 현행법에 의하면 “음주수치가 0.2% 이상일 경우 1~3년 이하 징역, 500만원~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0.1~0.2%에 해당할 경우 6개월~1년 이하 징역, 300~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0.05~0.1%인 경우 6개월 이하 징역,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김씨는 이를 음주수치 ‘0.2% 이상’→‘0.13% 이상’ ‘0.1%~0.2%’→‘0.09%~0.13%’/ ‘0.05%~0.1%’→‘0.03%~0.09%’로 강화하자고 주장한다.

김씨는 “0.03~0.09%로 기준을 정한 이유는 그 사이의 음주수치를 가진 운전자에게서 사망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라며 “0.09~0.13%의 기준은 신체 균형을 잡기 어려운 상태까지를 구분하기 위함이다. 또한 0.13% 이상일 경우 신체와 정신의 조절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며 명백한 중독 상태에 이를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이 기준을 정해보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음주운전 치사사고 발생 시 ‘살인죄’ 죄목의 적용을 제안했다. 김씨는 “음주사망사고 운전자에 살인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교통사고 치사로 처벌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났을 때 ‘살인죄’를 적용하는 해외 사례가 있다”며 “치상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처벌 기준의 강화는 물론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치사사고가 발생했을 때, 당연히 이를 살인죄에 준하는 엄벌로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김씨는 “‘윤창호법’의 제정이 미래의 잠정적 음주운전사고 피해자를 줄이고 국민의 안위를 보장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며 “저희는 창호의 이름을 딴 ‘윤창호법’을 통해서라도 제 친구가 잊히지 않고 사회에 기여한 것으로 명예롭게 기억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것이 저희가 친구를 잃는 슬픔에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다”라고 글을 마쳤다.

박재현 객원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