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예로부터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불립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건데요. 결혼을 당사자들은 서로 따져봐야 할 사안도 많고 고민도 깊습니다. 특히 결혼자금이나 혼수 문제가 불거지면 고민을 넘어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요. 익명의 공간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논란이 되는 사안입니다.

주로 여성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네이트판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지난 6일 결혼을 앞둔 여성 네티즌이 “결혼할 남친이 9억 아파트 공동명의는 죽어도 안 해줄 듯 이야기하는 데요”라는 제목으로 사연을 올렸는데, 각종 커뮤니티로 빠르게 공유됐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결혼을 준비 중인 26세 여성이라고 자신을 밝힌 A씨는 31세 남자친구가 서울에 자기 명의로 된 9억원짜리 24평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서 결혼하면 남은 대출금을 갚아 나가야 하기 때문에 공동명의로 바꾸자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친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남자친구 부모가 나서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예비신부 측에서 남은 대출금 1억6000만원과 예식장비용, 혼수 등 2억원 가량을 해결해 준다면 부부 공동명의로 해 주겠다고 했다고 A씨는 적었습니다. 그러나 A씨는 이 제안을 마뜩찮아 했는데요. 그는 “2억원 내고 9억 아파트 공동명의로 하면 이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결혼한 지인들 중에 2억까지 낸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썼습니다. 또 “2억원을 마련하려면 부모님이 작은 아파트로 이사가면서까지 희생해야 하는 거라 달갑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그러면서 “결혼이 현실이다 보니 연애 때와는 다르게 돈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지금 제 상황에서 결혼하지 않는 게 나은 건가요?”라고 물으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A씨 생각과 많이 달랐습니다. A씨는 논란이 되자 게시글을 삭제했는데요. 하지만 네티즌들이 게시글을 여러 커뮤니티로 퍼나르면서 부정적인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A씨 의견처럼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비용 문제가 필연적으로 불거지게 됩니다. 개인과 집안의 인식과 사정에 따라 쉽게 풀릴 수도 있고, A씨의 경우처럼 꼬이게 되는 경우도 있는 데요. A씨 인생 선배인 신혼부부들의 경우는 어떤지 볼까요.

웨딩컨설팅 업체 듀오웨드가 2년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7년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결혼 비용은 모두 2억6332만원으로 신랑 측이 65%, 신부 측이 35%를 부담했습니다. 이 가운데 주택마련 비용이 1억8640만원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고, 예식장비 1905만원, 예물 1798만원, 예단 1767만원 순이었습니다.

이들 신혼부부 73.9%는 부모 도움을 받지 않고 결혼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다시 결혼식을 치른다면 비용을 최소화 하겠다는 응답도 65.3%에 달했습니다. 형식적인 절차보다 합리적인 지출을 선택한 겁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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