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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모 몰래 신생아를 빼돌려 불임부부에게 제공한 스페인 의사가 공소시효 만료로 유죄 판결을 면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유괴, 사기, 서류 위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산부인과 의사 에두아도 벨라(85)가 공소시효 만료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스페인 마드리드 지방법원은 8일(현지시간) 벨라에 대한 재판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실은 인정되지만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지방법원 밖에서 기자회견 중인 이네스 마드리갈. AP 뉴시스

벨라는 프란치스코 프랑코 독재 체제였던 1969년 갓 태어난 이네스 마드리갈(여)을 유괴해 불법 입양시켰다. 양부모는 2010년 자신들이 불임부부이며 마드리갈를 입양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마드리갈은 2012년 벨라를 고소했고, 스페인 검찰은 그를 기소한 뒤 11년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사법처리가 어렵게 됐다. 스페인 법에 따르면 피해자가 성인이 되고 10년 안에 고소를 해야 하는데, 이미 시한이 지났다는 것이다. 마드리갈은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다.

이번 재판은 스페인 독재 체제 하에서 공공연히 저질러졌던 아기 납치 및 강제 입양 관련 첫 재판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1939~1975년 프랑코 독재 체제 당시 당국은 산부인과 의사 및 가톨릭교회 일부 세력을 동원해 좌파 반정부활동가들과 비혼 커플, 가난한 커플들로부터 신생아를 빼앗아 강제로 다른 가정에 입양시켰다. 산모에게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말해놓고는 다른 가정에 입양시키거나 팔았다.

인권운동가들은 수십년에 걸쳐 수만명의 아기들이 부모로부터 강제로 떨어져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거나 매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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