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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시각장애인 놀이기구 탑승 금지 규칙은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시각장애인 김모씨 등이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시각장애인을 놀이기구에 태우지 않은 것을 차별로 본 것이다. 따라서 재판부는 시각장애인 3명에게 각각 위자료 200만원씩 지급하도록 했다. 또 안전 가이드북에 적힌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시력이 있어야 한다’ 같은 시각장애인 탑승 금지 내용을 60일 안에 삭제토록 했다.

2015년 김씨 등 시각장애인 3명은 에버랜드에 자유이용권을 끊고 입장했지만 T-익스프레스 등 놀이기구 탑승을 제지당했다. 이들은 에버랜드의 조치가 차별이라며 같은 해 8월 7000여 만원 상당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에버랜드 놀이기구 중 T-익스프레스와 범퍼카 등 3개는 시각장애인의 이용이 완전히 제한돼 있다.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2016년 4월 직접 에버랜드를 찾아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시각장애인과 에버랜드 관계자 등 소송 당사자들과 함께 롤러코스터를 타고 운행 도중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각장애인도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지 등을 확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에버랜드)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놀이기구들이 시각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비교해 안전상 큰 위험을 초래한다고 하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놀이기구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는 위험 정도에 있어 별 차이가 없고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신적, 신체적으로 이용이 부적합하다거나 본인 또는 타인의 안전을 저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측이 주장한 ‘위험 가능성’ 역시 “추측에 불과하다”며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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