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이 20억 달러 가까이 빠져나갔다. 올들어 처음 ‘순유출’로 전환된 것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 폭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대규모 국채 만기가 도래한 영향과 더불어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 신흥국의 금융 불안 등 요인은 복합적이다. 정부는 외환건전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경기 둔화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9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주식·채권자금은 14억1000만달러 순유출했다. 주식 투자자금이 5억6000만달러 순유입된 반면 채권 투자자금이 19억8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주식·채권자금이 순유출되기는 지난 4월(-14억 달러) 이후 처음이다. 특히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된 건 지난해 12월(-9억6000만달러) 이후 9개월만이다. 순유출 규모는 지난해 9월(-34억7000만달러)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을 보였다.

한은 측은 지난달 초 국채 만기도래로 31억3000만달러가 순유출된 점, 통상 외국인 채권 자금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많이 빠져나가는 점을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일시적·계절적인 요인이 크다는 것이다. 향후 외국인 자금의 향방은 오는 15일 전후 나올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충격파가 달라진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다소 커졌다. 9월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은 평균 4.0원이었다. 6월(5.2원) 이후 최대였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환율은 이달 들어서도 미국의 국채 금리 급등, 달러화 강세 등으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34.0원으로 8월 말 종가(1112.9원)보다 1.9% 올랐다.

한은은 9월 이후 국제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미국 경기지표 호조, 미 연준(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 강화 등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유럽 중심국, 일본도 미국에 동조화해 상승하고 있다”면서 “미국 주가는 10월 들어 금리 급등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 우려 등으로 급락하는 가운데 독일, 영국, 신흥국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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