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인간관계에서 유머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경직된 분위기를 녹여주고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는데 이만한 매개체가 없죠. 그런데요, 농담 탓에 오히려 일터를 포기할 만큼 상사와 큰 갈등을 겪었다는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피시방 알바하다 점장이 너 워마드냐길래 싸웠는데 제가 잘못한 건가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A씨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이제 막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A씨. 그가 일하게 된 PC방은 직접 밥을 지어 손님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이었다고 합니다. 밥 잘 짓느냐는 점장의 질문에 그는 “지어본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점장에게서 돌아온 말은 “여자가 밥을 잘해야지” “미래의 네 남편이 불쌍하다” 등이었다고 합니다.

다음날, 점장은 “밥과 살림은 여자가 해야한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글쓴이가 그런 게 어딨냐며 따지자 점장은 “너 혹시 페미(니스트)냐. 왜 이렇게 예민하고 피해 의식이 있냐”고 답했습니다. A씨는 “내가 밥을 하는 건 이곳 아르바이트생으로서 해야할 일이지, 여자라서 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잘못이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A씨는 도망치듯 아르바이트를 그만뒀습니다. 그만두기 전 점장은 “난 장난친건데 그게 그렇게 예민할 일이냐”는 말을 남겼다고 하네요. 사연자는 글의 끝에 “나는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 생각도 들어보고 싶다”는 물음을 남겼습니다.

최근 여성을 부당하게 억압해왔던 관습을 고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점장의 농담처럼 “밥은 여자가 해야지” 같은 한국 사회 내 뿌리 깊게 내린 인식들 말입니다. 제도적 평등을 넘어 실질적 평등이 필요하다는 외침인 것이죠. 이 과정에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지만요.

다만, 상대의 생각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가볍게 말할 땐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사회적 흐름에 동의를 하든, 하지 않든 인간과 인간 사이 배려차원에서 말입니다.

“여자는 밥을 잘해야 한다”는 점장의 말, 농담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선우 인턴기자


더 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