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2일 법무부 국정감사를 진행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강정마을 주민 사면 검토’ 발언을 두고 여야 간 고성만 주고 받은채 오전 감사를 중단했다.

이날 국감은 오전 10시10분께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인사말을 시작으로 출발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강정마을 사건은 아직 재판도 안 끝났다. 이런 사건에 대해 사면 복권을 논하는 것은 재판을 무력화하고 사법부를 기망하는 행동”이라며 “사면 주무 부서인 법무부 장관의 확고한 입장을 듣고 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활동으로 연행된 마을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에 대한 사면·복권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대통령이 재판 받고 있는 사람들한테 사면하겠다고 한 것은 법무부 국감을 마비시키고 방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의사 진행과 무관한 발언이라며 위원장에게 제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무행정이 제대로 됐는지, 국민 인권이 보호됐는지 얘기해야 한다”며 “본안 발언 때 하면 되는 발언이고, 의사 진행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발언이 이어질수록 여야 갈등은 더욱 커졌다. 고성이 오가는 상황까지 이르자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여러모로 진행에 무리가 있는 거 같다”라며 10분간 정회를 선포했다. 국감 시작을 선포한 지 30여분 만이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정회 선포 10분 이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이 국감장을 오가며 여 위원장에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국감은 좀처럼 다시 진행되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은 정회가 선포된 지 1시간10분이 지난 오전 11시50분께 다시 국감장으로 들어왔다. 그러자 여 위원장은 감사 재개를 선포한 뒤 박 장관에게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러나 박 장관은 “양해해주신다면 주 질의 시간에 답을 드리겠다. 당장 현안으로 돼 있어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했다”고 즉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 대해 법무장관으로서는 소신, 기개 있게 책무에 맞는 답변을 하리라 기대했다”며 “소신 있는 의견이 없다는 법무장관을 앞에 두고 무슨 유의미한 답변을 얻겠나. 오늘 국감을 취소하고 따로 일정을 잡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또다시 자리를 박차고 국감장을 빠져나갔다.

여 위원장은 식사 시간을 이용해 다시 여야 의원들과 진행 방식을 협의키로 했다. 아울러 박 장관에게 강정마을 사면 관련 답변을 준비해줄 것을 요청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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