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영철(오른쪽)씨가 지난 2012년 11월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방송연기자들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노동자로 인정된다며 이들이 속한 노조에 독자적인 단체교섭 자격이 있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2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한연노)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교섭단위 분리 재심 결정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방송연기자들이 노조법상 노동자에 해당하며 한연노가 적법한 노조로서 다른 노조와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방송연기자들로 하여금 노조를 통해 방송사업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교섭할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연노는 탤런트와 성우, 코미디언, 무술연기자 등 방송연기자 약 4400명이 가입해 있는 노조로 1988년 설립됐다.

지난 2012년 KBS와 출연료 협상을 진행했지만 중노위가 “연기자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단체교섭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자 이에 불복해 이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연기자들이 ▲특정 방송국에 전속되지 않고 각 방송사와 자유롭게 출연계약을 한 점 ▲연기를 통상적인 근로관계에서 사용자 지시에 따른 노무제공과 동일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점 ▲근로소득세 징수 대상이 아닌 점 등을 고려해 노동자가 아닌 사업자라고 판단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한연노도 이익집단으로 노조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1심을 뒤집고 연기자들을 노동자로 볼 수 있으며 한연노도 노조로 인정된다면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연기자는 일정한 재량이 인정되지만 연출감독이나 현장진행자의 개별적이고 직접적인 지시를 받아 연기한다”며 “연출감독이 대본연습 단계부터 연기에 관여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방송사의 구체적·개별적 지휘·감독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출연료는 연기라는 노무 제공 자체의 대가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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