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회의원이 국회 연구비를 제멋대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 중 한 명인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관련 의혹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연신 고개를 가로저으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뉴스타파는 이은재 의원실이 제3자 계좌를 차용해 국회 예산을 1000만원 이상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자료와 계좌를 빌려준 자유기고가 홍모씨와의 인터뷰 등을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이원실은 지난 2016년 9월 ‘국가정보활동 관련 국내외 입법례 및 판례동향’이라는 소규모 연구 용역을 진행하면서 자유기고가 홍씨에게 연구를 맡기고 500만원의 연구비를 지급했다.

이 의원실은 또 지난 2017년 11월 홍씨에게 다른 업무를 맡기며 500만원을, 또 비슷한 기간 ‘미국의 정보기관과 연방의회의 감시기능 강화 관련 번역’ 연구를 맡기며 220만원을 지급했다. 결국 1년간 홍씨에게 1220만원의 연구비가 지급된 셈이다.

그러나 홍씨는 3건의 연구를 하지 않았고 이 의원실에 계좌만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용역 결과물을 공개해 달라는 취재진에게 홍씨는 “보좌관 친구의 부탁으로 계좌만 빌려준 것”이라며 “이 의원실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털어놨다. 받은 연구비도 보좌관인 친구에게 모두 보내줬다고 말했다.

계좌를 빌려준 대가로 돈을 받지 않았냐는 질문에 “소주 한 잔 얻어먹고 해줬다”고 답했다. 이 같은 기록이 휴대전화 메시지와 통장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2016년 10월엔 박모 보좌관의 친동생에게 ‘국가정보활동 관련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번역’이라는 정책 연구 용역을 맡긴 뒤 국회 예산 425만원을 지급했다. 박 보좌관의 친동생이 번역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원실은 이 같은 사실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취재진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 의원을 직접 만나 “입법정책 개발비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모르냐” 고 물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입을 꾹 다문 채 손사래를 치며 답변을 거부했다.

끈질긴 질문 공세에 진저리 치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다. 이어 취재진은 “계좌도 확인됐다”고 재차 입장을 묻자 이 의원은 “나는 모르겠다. 내가 확인을 해봐야 돼서 아는 바가 없어서 뭐라고 말을 못한다. 지금”이라고 말한 뒤 국감장으로 들어갔다.

공식 답변을 거부하던 박 보좌관은 취재진이 국감장에서 이 의원을 만난 후에야 답변을 내놨다고 뉴스타파는 설명했다. 박 보좌관은 “관행대로 해왔다. 편법을 쓴 건 잘못”이라면서 “돌려받은 연구비는 개인 용도로 사용하지 않았고 의원실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친동생에게 연구비를 지급한 것에 대해서도 “급해서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했다.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답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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