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AP 뉴시스


세계적으로 공유차량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의 우버·리프트를 비롯해 중국의 디디택시, 베트남의 그랩 등 공유경제 모델로 공유차량(Ride sharing) 서비스가 인기를 끌지만, 우리나라에선 택시업계의 반발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대규모 택시 파업 사태까지 불러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3년 우버 서비스가 위법이라는 판결에 따라 철수했다. 현재는 우버의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 이츠’만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차량 공유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면서 카풀 서비스를 올해 안에 시작한다고 발표했지만, 택시업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국내 공유 차량 서비스 도입을 바라는 소비자 요구는 높다. 해외여행이나 유학 등으로 이 서비스의 편리함을 경험해 본 사람이 특히나 그랬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이모(20)씨는 “우버의 경우 pool이라는 기능으로 다른 사람과 같이 타면 가격이 저렴해지고 큰 차, 작은 차 종류도 골라서 탈 수 있어서 좋다”며 “매일 우버를 타는 입장에서는 한국에도 이 편리한 서비스를 꼭 도입해서 많은 사람이 사용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올해 초 미국에서 우버를 이용했을 때도 예상 차량 막힘 정도와 거리를 측정해 가격을 미리 매기는 ‘선불결제’ 등 장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시민들은 카풀 서비스 도입에 대해선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가 지난달 한국 직장인 56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카풀 합법화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이 카풀 합법화에 찬성했다. 직장인들이 카풀에 찬성하는 주된 이유는 ‘택시업계의 독점으로 인한 승차 거부, 불친절 등’ 때문이었다.

직장인 이모(26)씨는 “직장과 집 거리가 애매해 승차거부를 많이 당했다”며 “카카오택시를 이용해도 택시기사가 받고 싶은 승객만 받는 본질은 똑같아서 여전히 불편하다”고 카풀 도입에 찬성했다. 대학생 박모(22)씨는 “새벽 2~3시쯤 이태원에서 용산을 가려고 택시를 잡으려 했는데 할증 붙어도 7000~8000원 나올 거리를 2만원 내야 갈 수 있다고 했다”며 “안 탄다고 하니 지금 이 시간에 이렇게 돈 안주면 다른 택시도 안 갈 거라고 했다”며 택시 승차 거부 때문이라도 카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유 차량 서비스 도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서울‧인천‧경기 택시 4개 단체는 18일 “카풀 크루(참여자) 모집 공고를 낸 카카오를 몰아내자”며 서울 광화문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서울 개인 및 법인택시 조합은 이날 오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운행 중단하겠다고 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택시단체로 구성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성명서에서 ‘카카오택시를 통해 택시 호출서비스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기업가치 또한 비약적으로 상승한 카카오모빌리티가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카카오 카풀이 시작되면 개인택시 면허가격이 대폭 하락하고 택시산업이 몰락할 것”이라며 “카풀이 택시 운송질서의 붕괴를 야기해 결국 시민의 교통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회상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16년 7월 발표한 ‘우버 비즈니스 모델의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서 세계 여러 나라가 우버를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따른 혁신적 서비스로 보고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 수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성한경 교수는 “카풀이 도입된다면 당연히 택시업계에 일정 부분 타격이 있을 것이다. 택시 유사 서비스 시장이 생기며 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택시기사들의 우려가 당연하다”면서도 “세계적인 트렌드가 우버와 같은 공유차량 서비스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도 피할 수 없으므로 정부의 위치기반서비스 개설 기술지원과 같은 지원책이 필요하다. 택시업계도 당장 반대만 하기보다는 택시 운송 서비스 개선 노력과 경쟁력 제고를 고민해볼 때”라고 했다.

이신혜 인턴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