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취임한 전윤애 국민체육진흥공단 상임감사는 유난히 뜨거웠던 올 여름을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보냈다. 연 1조원 이상의 체육재정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공단 상임감사라는 역할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쉼 없이 달려온 것이다.
전 감사는 취임 초 당면한 실무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기본적으로 상임감사라는 역할에 대한 고민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 15일 서울 방이동에 위치한 공단 집무실에서 만난 전 감사는 “과연 상임감사라는 직책이 스포츠경기에서 심판, 플레잉 코치, 페이스메이커, 취재기자 중 어떤 위치와 역할에 가까운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공단 내외부 현실을 가장 투명한 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각 분야별 특성에 맞게 때로는 심판처럼, 한편으로는 코치처럼 맞춤형 감사의 역할을 모두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더욱 분주하게 지난 5개월을 보냈다는 전 감사는 공단이 보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체육진흥을 위해 일하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집중했다. 스포츠를 통해 국민들의 삶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된다는 생각에 늘 기쁜 마음을 가지게 됐다고.
전윤애 상임감사는 1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단이 보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체육진흥을 위해 일하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이은철 기자.

-생활체육인으로 시작해 엘리트선수, 이후 지도자와 체육학 박사를 거친 스포츠 전문가를 지냈다. 그간의 경험이 공단 감사업무에 상당한 밑거름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메가스포츠이벤트 후 공공체육시설 운영 효율화 방안’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주제는 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이후 남게 되는 시설물의 고질적인 관리·운영 문제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국가적 스포츠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도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개최 후 체육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 또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이러한 어려움을 공감해왔다. 생활체육인으로 시작해 국가대표가 된 경험과 학술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체조경기장이나 스포츠센터 등 현장을 자주 찾아 직원들이 놓치는 디테일이나 보완점을 제시하는 데 노력 중이다.”

-현장방문을 통해 개선을 추진한 사례가 있다면.
“지난 7월 정선·제천 대중골프장을 방문해 비교적 사용빈도가 낮은 비수기에 일반 기업들을 대상으로 직장 체육대회(골프&바비큐 파티)를 유치하도록 했다. 또 지역관광지와 연계한 골프관광패키지 상품 개발도 제안했다. 단순히 사무실에서 감시만 하는 감사가 아니라 현장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단의 발전을 위해 함께 동참하는 발전적인 감사가 되고자 한다.”

-사후 처벌 위주의 감사를 지양하고 미래 경영리스크를 줄이는 사전 예방감사를 중시한다고 들었는데.
“감사는 기본적으로 ‘거문고 줄을 바꿔 매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의미와 같다. 공직기강이나 규정 준수 등에 있어 느슨한 마음가짐이나 관행을 선제적으로 개선해 고치게 하는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공단 구성원들 스스로가 정직·청렴·성실에 대한 자발적인 의지를 가지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논어에서 공자는 ‘법령으로 이끌고 형벌로 다스리면 백성들은 형벌을 면하려고만 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했다. 사후 처벌 위주의 감사는 시비를 가리고 공정함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그렇지만 형벌과 같은 속성은 차선이지 최선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감사의 기본적인 목표와 방향은 공단 전반에서 정직하고 성실한 문화를 조성하는 데 있다. 이는 미래 경영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며, 부정부패에 대한 면역력과 체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사전 예방감사의 구체적인 사례를 든다면.
“현재 법인카드 등 특정사안에 대한 감사를 예고하는 ‘사전예고 테마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1억원 이상 주요사업에 대한 일상감사 시 현장에 직접 방문해 타당성을 살피는 활동도 병행 중이다. 앞으로 사전 예방 차원의 감사를 위해 공단에 정직하고 청렴한 문화를 조성하고 교육캠페인도 지속할 계획이다.”

전 감사는 사전 예방감사와 함께 컨설팅감사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직의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적발감사만으로는 질적인 성장과 혁신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다.
전 감사는 “적극적인 사업 전개와 성장을 위해 주요사업과 정책에 대해 감사실에서 사전에 해당 업무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검토한 후 문제점을 논의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 감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임직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경영을 조력한다면 사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담보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전 감사는 컨설팅 중심의 현장감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불시에 현장에서 듣고 보고 컨설팅한다는 의미에서 ‘불현듣C’를 실시함으로써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컨설팅감사의 실질적인 효용을 위해서는 감사실 직원들의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장지식 공유플랫폼을 e감사시스템에 구축했다. 분기별 수집된 정보들에 대해 ‘현장지식 시식회’를 실시함으로써 감사실 직원들이 컨설팅감사의 질적 제고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전윤애 상임감사는 1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예방감사와 실효성 있는 감사를 위해서는 직원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해의 출발은 소통에서 시작된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이은철 기자 사진=이은철 기자.

-평소 현장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단의 현실을 가장 투명한 눈으로 파악하고, 각 분야의 특성에 맞춤형 감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대한 이해가 기본이 돼야 한다. 큰 조직일수록 구성원 개개인은 소외되고 도구화되기 쉽다. 일은 결국 담당자의 마음과 의지에 따라 전혀 다른 성과로 도출될 수 있다. 다른 직원과 자신을 단순히 도구처럼 여긴다면 부도덕하거나 안일한 태도로 변질되기 쉽다. 특히 감사와 관련된 일은 직원의 생각과 마음이 좌우하는 경향이 크다. 무엇보다 예방감사와 실효성 있는 감사를 위해서는 현장의 분위기와 직원들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해의 출발은 소통에서 시작된다.”

-그런 취지에서 소통의 장을 정례화했다고 들었다.
“취임 후 현장소통을 통한 감사활동의 가치를 제고하고자 ‘찾아가는 감사행정 WHY’를 시행하고 있다. ‘We Hear You’라는 의미의 WHY는 공단의 청렴문화나 부조리한 관행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 해답을 함께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다. 그동안 짧은 기간이지만 미술관, 골프장, 스포츠센터, 올림픽공원 공연장, 경륜경정 장외지점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만남의 지속과 문제의식 공유는 소통과 이해를 통해 건강하고 발전적인 공단을 만들어가기 위한 보이지 않는 단단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포부를 전한다면.
“현대사회는 일이 바쁘거나 다이어트를 이유로 끼니를 거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여전히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겨먹는 ‘밥심’은 우리 삶의 중요한 버팀목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만드는 에너지다. 스포츠의 즐거움을 통해 국민들에게 건강한 삶을 선사할 수 있는 ‘한 끼’를 우리 공단이 정직한 방법으로 정성껏 준비하겠다. 상임감사로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챙기겠다.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마음과 불가분의 관계다. 바쁜 현대사회에는 육체적인 과로 못지않게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피로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몸과 마음이 함께 단련될 수 있는 체육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회가 된다면 100세 시대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청소년-중장년-노인들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체육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일을 하고 싶다.”

양정원 기자 yjw700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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