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자영업자들에게 직접 찾아와 물건을 사주는 ‘손님’들은 반가운 존재입니다. 동시에 항상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 ‘갑(甲)’이기도 합니다. 불친절하다고 소문이 나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면 가게 주인은 당장 앞으로의 생계를 걱정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7개월 전에 산 형광등을 환불해달라며 온갖 협박을 당한 한 ‘을(乙)’의 사연입니다. 마트 점장이라 본인을 소개한 글쓴이는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런 사연은 도대체 어디다 하소연을 해야 할까요. 한숨만 나옵니다”라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지난 23일 글쓴이는 평소처럼 마트에 출근해 일하고 있었습니다. 일하던 중 한 손님이 찾아와 다짜고짜 “왜 불량물건을 판매했냐”며 항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구매한 두 개의 형광등 중 하나가 갑자기 ‘나갔다’는 것입니다.

점장은 영수증 없이는 환불이 안된다는 마트 규정에 따라 영수증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손님은 영수증을 잃어버린 상태였죠. 영수증은 없었지만 점장은 환불을 해주려고 산 지 얼마나 됐냐고 물어봤습니다. 손님은 3개월 정도 된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글쓴이가 운영하는 마트는 보통 3개월 이내의 제품들은 환불해준다고 합니다.

점장이 “그러면 저희가 언제 구매하셨는지 포인트 조회로 확인한 뒤 환불처리 해드리겠습니다”고 말하자 손님은 돌연 화를 내며 마트를 나갔습니다. 포인트 조회결과 손님은 지난 3월 20일에 형광등을 구입했습니다. 거짓말을 하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화를 낸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소비자상담센터’가 공개한 소비자분쟁 해결기준에 따르면 형광등의 품질보증기간은 1개월입니다. LED 전구의 경우에는 6개월입니다. 손님이 7개월 전 구매한 형광등은 이미 품질보증기간이 만료된 제품입니다.

진짜 갑질은 손님이 돌아간 이후 시작됐습니다. 다음은 점장이 공개한 휴대전화 메시지 내용입니다.

“소비자 고발센터에 접수하겠습니다” -손님-

“네 하세요” -점장-

“불량물건 팔아놓고 영수증 없다고 안된다니 양심이 썩으셨군요. 당신 마누라가 같은 일 당했어도 똑같이 했겠습니까? 구청 민원실에 상담 접수하겠습니다. 구청 위생과에 거기 마트 생선·도마·냉장고 위생관리 불량하다, 정육·채소·생선·과일 위생 불량으로 다 신고하겠다...” -손님-

“사모님 3월 20일에 구매하셔서 환불이 안됩니다. 생각을 해보세요” -점장-

점장은 아직도 이 손님으로부터 각종 협박성 문자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이 손님에게 환불을 해줘야 하는 걸까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태환 인턴기자


더 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