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배가 고픈데 돈이 없거나 자녀에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고 싶은데 사정이 어려운 분들, 우리 가게로 오세요.”

지난 5월 일본 나라(奈良)현에서 돈까스 가게를 운영하는 카네코씨는 소셜미디어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무료 돈까스’ 식당 개점을 알리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상적인 영업이라면 메뉴당 1만6000원을 받아야 하는 돈까스 정식을 사정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로 주겠다는 그의 제안에 SNS에서는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그가 ‘무료 돈까스’를 구상한 것은 지난 2월부터였다고 합니다. 당시 일본 서부 간사이(關西) 지방엔 37년만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습니다. 적설량이 무려 1m40㎝에 달하면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죠. 폭설과 한파 피해 소식에 가슴 아파하던 카네코씨는 피해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반값 돈까스’를 선보였습니다. 호쿠리쿠(北陸) 지방에서 260명 가량의 주민들이 가게를 찾아와 돈까스를 먹으며 카네코씨에게 감사를 표했다고 합니다.

자연재해로 시름에 빠진 주민들과 그 고통을 함께 나누려 한 돈까스집 사장. 그들의 만남이 카네코씨의 일방적인 시혜는 아닐 겁니다. 그 역시 자신이 만든 돈까스를 맛있게 먹으며 웃음을 되찾은 주민들의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카네코씨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돈까스를 통해 웃음을 찾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무료 돈까스’로 실천했습니다.

SNS를 통해 카네코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그의 가게를 찾는 이들이 늘어났습니다. 트럭운전을 하다 3년전 발병한 폐암으로 생계를 꾸리기 어려워진 한 남성도 가족과 함께 돈까스를 먹으며 모처럼 웃음꽃을 피웠다고 일본 NHK방송은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무료 돈까스를 찾은 손님들은 100명이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카네코씨의 선행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일반 매출도 더 늘었다고 하네요.

가게에는 응원 편지와 함께 각종 재료 후원도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평범한 돈까스가 불러온 ‘행복 바이러스’의 힘이겠죠. 하지만 카네코씨는 “돈까스를 먹으러 오는 이들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게 가장 기쁜 일”이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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