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아기를 안고 있는 앤드류 고트(오른쪽)와 이를 바라보는 애슐리 고트. AP뉴시스

출산을 앞둔 임산부는 배와 허리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가만히 있어도 식은땀이 나는 등 수많은 신체 변화를 겪습니다. 아기가 언제 뱃속에서 나가고 싶다고 ‘분만신호’를 보낼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생명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하는 굉장히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미국 미네소타주에 거주하는 애슐리 고트씨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출산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남편 앤드류 고트씨가 수면 중 숨을 헐떡거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평소처럼 코도 골지 않았고 깨우려고 몸을 흔들어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죠. 곧 심장 박동조차 희미해져 갔습니다.

어떻게든 남편을 구해야 하는 아찔한 순간, 설상가상으로 애슐리에게 진통까지 찾아왔습니다. 아기가 ‘나가고 싶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죠. 그녀는 아기의 신호에 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애슐리는 수화기를 들고 911(긴급출동센터)에 구조요청을 했습니다.

굿모닝 아메리카가 입수한 당시 통화 내용입니다.

“남편이 숨을 못 쉬는 것 같아요. 지금 이런 소리를 내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하죠?” -애슐리-

“당장 구급차를 출동시킬게요. 그때까지 남편을 바닥에 눕히고 심폐소생술(CPR)을 하세요. 시간이 없습니다" -911대원-

“저는 지금 임신했어요. 남편을 바닥에 눕힐 수가 없습니다”

구급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고 의식을 잃어가는 남편을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애슐리는 남편을 침대에 똑바로 눕히고 온힘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습니다. 다행히 구급차는 곧 도착했고 고트 부부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위기 상황은 계속됐습니다. 남편은 오랜 시간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약물로 혼수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애슐리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소중한 순간을 사랑하는 남편과 꼭 같이 있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혼수상태에 빠진 남편에게 “당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나는 애를 낳지 않을거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앤드류는 다음날 신경손상 없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눈을 뜬 앤드류의 시선이 멈춘 곳은 그의 아내였습니다. 그는 애슐리의 손을 꼭 잡아줬습니다. 자리에 있던 모든 의료진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주치의는 “애슐리가 아니었다면 앤드류는 오늘 여기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라며 “애슐리가 남편의 목숨을 건졌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두 손을 마주잡은 채 자고 있는 고트 부부. GoFundMe 홈페이지

다음날 애슐리는 제왕절개를 통해 부부의 첫 아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비록 수술실 규정 때문에 남편이 직접 아들의 탄생을 볼 수는 없었지만 부부에게 중요한 것은 모든 가족이 무사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의료진들은 부부를 배려해 앤드류씨의 침대를 산모 바로 옆으로 옮겼줬고 아이가 태어나는 녹화 영상을 함께 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사진 속 고트 부부는 서로의 두 손을 마주잡은 채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잘은 모르지만 집으로 돌아가 아기와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을 꿈꾸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박태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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