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르 베레. 페이스북 캡처

운행 중 사고나 고장이 없는 버스에서 승객 모두에게 내리라고 요구한 운전사가 비난을 받기는커녕 ‘영웅’이 됐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일까요.

프랑수아 르 베레와 그의 동생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있는 프랑수아는 휠체어에 의존하는 장애인입니다.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는 장애인의 탑승을 위한 경사로 발판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프랑수아는 버스에 탈 수 없었습니다. 승객들이 그에게 버스 안으로 들어올 공간을 내주지 않아서였죠. 프랑수아와 동생은 당황했습니다. 밖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죠. 그때, 버스기사가 크게 소리쳤습니다.

“종착지입니다. 모두 버스에서 내리세요!”

버스기사는 승객들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보고 아무도 움직이지 않은 사실에 화가 났습니다. 승객들을 버스에서 내리게 한 뒤, 버스기사는 프랑수아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당신 일행은 버스에 탑승해도 됩니다. 다른 승객들은 다음 버스를 기다릴 수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버스기사는 프랑수아와 동생만 태우고 출발했습니다.

프랑수아는 그날 있었던 일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이 게시물은 4일 현재 1000회 이상 공유됐습니다. 많은 네티즌은 버스기사의 행동을 칭찬했습니다. “버스기사는 영웅이다” “버스기사는 칭찬하지만 승객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버스기사의 행동은 내렸던 승객들의 입장에서 ‘승차 거부’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파리 교통공단(RATP)은 “승객의 최대 이익을 위해 행동한 기사를 처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적어도 RATP는 승차 거부로 인한 손실보다 교통 약자를 배려할 때 발생하는 사회적 이익이 더 크다고 봤습니다.

그날 버스기사는 프랑수아에게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 휠체어를 타고 다닐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도 언제든 어려움에 놓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거죠. 버스기사의 행동은 분명 약자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됐을 겁니다.

승객을 모두 내리게 한 그의 방식은 조금 과격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의 가장 좋은 결말은 무엇일까요. 우리 모두가 이미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승객들과 프랑수아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겠죠. 우리가 조금만 약자를 배려한다면 모두가 더불어 사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버스에서 내려 다음 버스를 기다리게 될 일도 없을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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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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