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임무 중인 폭발물 감지견 레아나. 데일리 메일

제대 판정을 받은 영국 군견 1042마리가 안락사된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스타는 4일 15년 동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의 전쟁을 누비며 수많은 사람을 살려온 온 군견 1000마리 이상이 안락사됐다고 정보공개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800마리, 이후 2017년까지 242마리의 군견이 안락사됐다.

육군 문서는 군견으로 부적합한 개를 ‘8세 이상의 노견’과 ‘8세 이하지만 군 복무에 지장이 있는 군견’이라 명시했다. 부적합 판단을 받은 개들은 시민들 또는 조련사들에게 분양된다. 이 중 기준에 맞지 않은 개들이 안락사 대상이다. 하지만 분양을 위해선 광범위한 평가가 이뤄져 많은 개들이 부적합 판단을 받아왔다.

이에 한 군견 조련사는 “우리에게 군견은 가족이지만, 육군은 자원으로 봤다”며 “영국군 수십 명의 목숨을 구한 군견들이 가치를 다했다는 이유로 안락사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견입양단체 ‘나우자드(Nowzad)’를 운영하는 영국 해병대 출신 폴 파딩은 데일리스타와 인터뷰에서 “(안락사하는 군견의 수가) 너무 많아 끔찍하다”며 “세계 여러 분쟁 지역에서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영웅견들을 위해 우리는 최소한 은퇴할 기회는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애견인과 동물 단체가 공분하자 영국 국방성 대변인은 “제대한 동물들을 다시 입양 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새 가정과 동물에 대한 평가에 따라 결정이 이루어지는데 안타깝게도 동물을 안전하게 입양 시킬 수 없는 경우들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수천명의 목숨을 구한 9살 군견 ‘케빈’과 ‘데즈’가 안락사될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이 더 썬(The Sun)을 통해 보도되면서 결정이 번복됐다. 당시 반대 시위가 확산되자 가빈 윌리엄슨 국방장관은 국방부와 긴급회담을 통해 군견들의 안락사를 막았다. 현재 케빈과 데즈는 멜튼 모브리에 있는 국방부 동물센터에서 재훈련을 받고 있다.

이슬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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