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냉면 발언’과 관련해 의도적인 도발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옥류관 행사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 리 위원장이 불쑥 나타나 정색을 하며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7일 개인블로그에 올린 ‘리선권 국수 목구멍 발언, 민족화해 입장에서 바라보자’는 제목의 글에서 “사실 저도 리선권의 냉면 발언을 처음 들었을 때, 과연 사실일까, 사실이라면 좌시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태 전 공사는 “북한에서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가’라는 발언은 부모가 자식들에게, 상급이 하급에게 늘상 하는 말이다. 이런 말을 듣고 불쾌해하거나 기분 나빠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며 “더욱이 리선권이 우리 대기업 총수들과 국수를 함께 먹으러 왔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사전에 계획된 ‘의도적인 도발’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면서 “북한도 간부들에게 주민들 앞에서 항상 언어예절을 잘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리선권도 좋은 의도에서 웃자고 한 말일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을 놓고 북한으로부터 공식 사죄를 받아내거나 리선권의 인사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이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인권포럼·아시아인권의원연맹 주최로 열린 2017 올해의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태 전 공사는 “도발 의도가 없는 우발적인 문제들까지 사사건건 공식 사죄나 인사조치를 요구한다면 잘못을 범한 사람을 대중 앞에서 비판시키고 처벌하는 북한노동당식, 중국공산당 홍위병식”이라며 “한반도의 통일은 북한사람들의 인식변화부터 시작되며 그러자면 북한의 잘못을 깨우쳐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리선권의 냉면막말이 논란이 된 것을 김정은도 다 알 것이다. 리선권 본인도 자극을 받았을 것이며 앞으로 남북회담에서 주의할 것”이라며 “리선권의 냉면막말 논란, 이제는 북남화해의 견지에서 이 정도 수준에서 정리하고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통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앞서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냉면 발언’과 관련, “북한의 특정 발언 중에서 확실하지 않는 내용, 맥락과 배경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한 사람의 발언의 추측을 갖고 남북관계 전반을 판단한다는 것은 저는 아주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뉴시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