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CA 지지자가 지난해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연이어 제동이 걸리고 있다. 미국 항소법원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제정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제도(다카·DACA, 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를 폐지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항소법원은 이날 “DACA 폐지에 제동을 건 1심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행정부 정책에 대한 법원의 판정 권한을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DACA는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불법 이주한 청년들을 추방하지 않고 학업이나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현재 미국 내에는 약 70만명 정도가 이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고 한국인 수혜자도 7000~8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DACA가 합법적인 이민자에게 불공평한 제도이며 대통령 행정명령을 지나치게 행사한 법이라며 폐지를 주장했다. 지난 1월에는 DACA를 폐지하기 위해 연방정부업무 중지(셧다운)까지 불사했다. 하지만 뉴욕과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 등에서 DACA 존속 판결이 잇따르는 등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언급한 출생시민권제도 폐지도 언급했다. 출생시민권제도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멕시코, 중국, 일본, 한국에서 이 제도를 이용해 ‘원정출산’을 하는 바람에 논란이 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곧 위헌시비에 휘말렸다. 출생시민권이 수정헌법 14조가 보장한 헌법적 권리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출생시민권을 폐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원내대표가 7일(현지시간) 워싱턴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민주당의 하원 승리를 이끈 펠로시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도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예고했다. AP뉴시스


지난 6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에 하원을 내준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을 시행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지난 선거 결과로 하원의장을 차지하게 된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년간 추진한 각종 반이민정책들을 하원이 재고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하원이 가진 조사권한과 예산통제권한을 활용해 헌법적인 견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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