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공개한 AI아나운서가 8일 뉴스를 소개하고 있다. 신화통신 유튜브 영상 캡쳐


중국에서 인공지능(AI) 앵커가 등장했다. 가뜩이나 언론 탄압이 심한 중국에서 언론통제에 활용할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검색포털 써우거우(搜狗)는 8일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제5회 세계 인터넷대회에서 세계최초로 ‘AI 앵커'를 발표했다. 신화통신은 실제 앵커의 보도 영상에서 목소리와 입술 모양, 표정을 추출해 AI 앵커를 만들었다. 기사를 텍스트로 입력하면 AI 앵커가 사람의 목소리와 입 모양을 흉내 내며 뉴스를 읽는다. AI의 자체 학습기능인 ‘딥러닝’도 도입해 성능을 높였다.

신화통신은 AI 앵커의 장점으로 피곤함을 느끼지 않고 24시간 내내 일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 AI 앵커를 통해 일상적인 보도에서 TV 뉴스의 제작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돌발 보도를 할 때는 관련 영상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이 정부 선전을 기계처럼 읽는 가짜 앵커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 버지는 “중국은 지금도 끊임없이 언론을 검열해서 위구르족에 대한 정부 탄압 등에 대한 명확한 기사를 읽는 것을 불가능하다”며 “이 기술이 중국에서 사용되면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장 AI 앵커가 발표된 세계인터넷대회에서도 중국 정부의 언론 통제 시비가 일었다. 이날 대회에서 개최된 ‘사이버 공간에서 미국과 중국의 관계' 토론회는 무역전쟁을 펼치는 미국과 중국이 사이버 공간에서 어떻게 협력할지 논의하는 자리여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당초 공개 행사로 예정됐던 이 토론회는 시작 직전 갑작스레 비공개로 바뀌었다. 현장에 있던 기자와 외교관 등은 모두 쫓아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주최측으로부터 비공개 결정에 대한 설명은 단 한 마디도 없었다고 전했다.

중국은 최근 해외 언론에 대한 간섭도 노골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빅터 맬릿 기자는 지난달 홍콩에 입국하려다가 4시간의 심문 끝에 입국을 거부당했다.홍콩 외신기자협회 부회장인 그는 지난 8월 홍콩 독립성향 야당 지도자 강연회를 주관하는 등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어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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