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살 여아를 잔혹하게 성폭행한 흉악범 조두순의 출소를 반대하는 청원이 또다시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앞서 같은 내용의 청원이 청와대 답변을 받은 지 11개월 만이다. 잔혹한 범행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징역 12년형만 선고받은 조두순 출소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크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조두순의 출소를 반대합니다”는 청원 글은 10일 기준 20만명을 돌파해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게 됐다.


글쓴이는 “(사건이 일어난 지) 10년이 지나 피해자가 18살이 됐다. 피해자가 10년 동안 두려움과 트라우마, 고통에 시달릴 동안 조두순은 감옥에서 속죄하지도 않고 잘 먹고 잘 자면서 보냈다”면서 “더 어이없고 안타까운 일은 조두순이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곧 출소를 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저희가 피해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조두순 출소를 막고 피해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둔 조두순에게 재심을 통해 무기징역을 선고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난해 9월에도 올라와 무려 61만5000명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해 12월 6일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 수석은 당시 조두순에 대한 국민적 분노에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재심은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재심은 처벌받은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만 청구할 수 있다”며 “(재심으로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다만 조 수석은 “조두순은 현행법에 따라 전자발찌를 7년간 부착하고, 5년간 신상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면서 “법무부의 보호관찰과 특정 시간 외출 제한, 특정 지역·장소 출입 금지, 피해자 및 특정인 접근 금지 등이 가능하다”며 철저한 관리를 다짐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현행법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 외에 보다 강력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면서 청와대 국민 청원 답변의 한계를 지적하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조두순의 편지 일부.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조두순은 2008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서 8세 여아를 납치해 성폭행했지만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술에 취해있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을 받은 탓이다.

조두순은 지난달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의 얼굴이 공개될 당시에도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그의 얼굴은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2010년 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 이후 잔혹한 범죄자에 대한 신상정보가 공개되고 있지만 조두순은 사건 발생 시점이 2008년이어서 개정법 적용을 받지 않았다.

지난해 조 수석이 밝힌 청와대의 입장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조두순은 2020년 12월 출소 이후 온라인 사이트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5년간 이름과 나이, 사진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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