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센터포인트 광화문빌딩에서 국문총리비서실과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주최로 열린 '사회적 상속(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법 제도 개선'과 관련한 제2차 시민사회 활성화 세미나에서 박훈(왼쪽 세번째)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가 "본인 이름으로 재단을 설립할만한 규모이거나 기존 법인에 유산을 주는 규모의 유산기부 타깃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정창교 기자

“사회적 상속에 대해 혜택도 주고, 검증된 전문가들이 참여해 투명성을 담보하는 자산기부센터 설립이 필요합니다.”

13일 오후 2시부터 3시간동안 서울 센터포인트 광화문빌딩 지하 1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시민사회 활성화 세미나에서 박정배 고려대 공과대학 모금홍보차장은 “투명성이 담보된 채널을 갖춘 컨소시엄 형태의 자산기부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토론문을 통해 “유산기부 업무는 노력과 에너지가 많이 요청되는 업무”라며 “기부자가 살아 생전 그리고 고인이 된 후 기부한 것에 대해 흡족해하기 위해 소명감을 갖고 일하는 유산기부 전문 펀드레이저를 격려하고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영선 국무총리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실 시민사회기획행정관은 “당장이라도 자산기부센터를 추진하기위해 관계부처와 협의에 착수하겠다”고 답변했다.

‘사회적 상속(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주제로 한 이날 세미나는 국무총리비서실과 시민사회발전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날 제1주제 발표를 담당한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사회적 상속의 현황과 법적 이슈’를 사례를 중심으로 제시했다. 그는 토론과정에서 “암거래처럼 유산기부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본인의 삶이 얼마남지 않은 경우나 은퇴후 자산을 정리해야 하는 인생의 변곡점에 있는 유산기부자들이 칭송받고 가족들도 아름답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산기부를 숨어서 고민할 이유는 없다”면서 “상황이 바뀌려면 사회적 메시지가 바뀌어야 하고, 유산기부를 정부차원에서 인정하는 시점에서는 쉬운 가이드를 제시하면서 제대로 된 상담을 해줄 비영리단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제2주제 발표를 담당한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적 상속 시 법·제도적 고려사항과 개선방안’을 판례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박 교수는 “300억원 상당을 대학에 기부하기로 한 S씨 부부가 유산기부 이후 마음이 바뀐 경우도 있고, 양도소득세를 잘못 처리해 세무사가 손해배상을 한 사례도 있다”며 “마음이 바뀌더라도 유언장의 효력을 민법이 인정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상신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유산기부 법제도와 개선방안’에 대한 토론에서 “계획기부 상품 도입단계에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결과적으로 유산기부시 세금을 감면하는 것을 정부에서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시되는 21세기의 특성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치용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위원(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대형모금단체가 70~8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규모 단체 지원을 위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모금전문가가 있는 곳에서만 유산기부를 하는 것보다는 시민사회에서 어떠한 기부라도 받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어 사회적 자본의 총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형철 기획재정부 재산세과장은 “사회적 기부는 싫든 좋든 굉장히 앞당겨질 것”이라며 “합계출산율이 1% 이하인 자식없는 사회에서 사회적 기부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다.

이 과장은 이어 “30억~40억원의 자산을 가진 자산가가 줄 사람이 없어 알프스 소녀 하이디처럼 이름도 모르는 먼 친척으로부터 거액을 상속받는 것과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게 하기위해서는 고민을 심각하게 해볼 시점이 됐다”고 언급했다.

좌장을 맡은 박태규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사회가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산기부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