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 지인 제공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인근에서 실종된 대학생의 시신이 일주일 만에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시신을 찾아낸 곳은 석촌호수 동호 물속이다. 아직 이 학생이 물에 빠지게 된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실종 당일 행적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4일 오후 12시18분쯤 실종된 대학생 조모(19)씨로 추정되는 남성 시신 1구를 물속 수색작업을 벌이던 중 찾았다고 밝혔다. 시신은 석촌호수 동호 물속에서 발견됐으며 물가로부터 15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었다. 수심은 4.7m 정도다.

경찰은 조씨 가족과 병원으로 이동해 시신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했다. 지문 감정 결과, 시신은 조씨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술 취했던 조씨, 왜 첫 번째 택시에서 내렸나

조씨가 가족과 마지막으로 연락이 된 것은 지난 8일 오전 12시8분쯤이다. 조씨의 고교 동창 박모씨가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그는 이때 석촌호수 인근에서 대학 동아리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조씨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귀가 재촉 메시지를 보냈고, 조씨는 “이제 집에 간다”고 답했다.

그러나 택시를 타고 오겠다던 조씨는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자택으로 귀가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조씨가 전에도 그랬듯이 학교 근처에서 잠을 자고 곧장 강의에 들어간 줄로만 알았다. 학교, 주변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오후가 되도록 아들과 통화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결국 오후 5~6시쯤 경기 남양주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신고가 접수된 곳은 남양주경찰서지만, 석촌호수 인근에서 조씨 행방이 묘연해졌던 터라 서울 송파경찰서 도움을 받아 CCTV 영상을 확인해야 했다. 가족이 송파경찰서에서 본 영상에는 조씨가 오전 12시18분쯤 불광사 인근에서 택시에 탑승한 모습이 담겨있었다. 택시 번호판은 화면에 포착되지 않았다.

조씨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오전 12시55분쯤 카카오택시앱으로 다른 택시를 불렀다. 첫 번째 택시에서 내린 것이다. 조씨 어머니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남양주까지 거리가 좀 있어서 승차거부를 당했거나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여서 기사와 대화가 안 통했을 수도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위치앱은 ‘불광사’에 있다고 했는데…


조씨가 호출한 택시 기사는 경찰 조사에서 “위치가 불광사로 찍혀있어 갔더니 손님이 없었다. 전화를 걸었지만, 술에 취해 있어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기사는 2분쯤 뒤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여전히 조씨와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다른 곳으로 갔다고 말했다.

조씨 동창 박씨는 “경찰에서는 택시 기사와 통화 당시 친구의 위치가 석촌역 근처로 나온다고 했다”고 청원에 적었다. 이후 조씨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경찰은 주변 CCTV를 추적한 결과 13일 오후 조씨의 행적을 추가로 발견했다. 불광사 인근에 있는 제2롯데타워 근처 CCTV에 8일 오전 1시 이후 조씨가 휴대 전화를 보며 석촌호수 동호수 산책로 방향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조씨는 오전 1시17분쯤 산책로를 넘어 호수 물가 쪽으로 이동했고, 다른 CCTV에 물이 일렁이는 장면도 찍혔다. 경찰은 조씨가 이때 물에 빠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가 두 번째 택시를 부른 뒤 왜 석촌호수 산책로 쪽으로 이동했는지, 어떤 경위로 물에 빠지게 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물에 빠지게 된 직접적인 경위가 아직 불분명한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종 7일 만에 물에서 나온 시신… 떠오르지 않은 까닭은

가족과 지인은 실종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며 조씨를 애타게 찾아왔다. 조씨 가족은 남양주경찰서와 송파경찰서를 여러 차례 오가며 실종 장소 인근의 CCTV 영상을 확인하는 등 고군분투했다고 한다. 조씨 어머니는 추정 시신 발견 하루 전인 1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아들은 친구 없이 살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외향적인 성격이었다. 부모에게도 든든한 존재였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석촌호수 수색작업을 실종 7일째에야 벌인 것에 대해 “가능성을 물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유지라 함부로 들어갈 수 없었다”며 “CCTV 영상이 추가로 발견된 뒤 소방서에 협조 요청을 해 물밑 수색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신이 수면으로 떠오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물의 상태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조씨 시신은 가방을 멘 채로 발견됐다.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도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할 것”이라며 “정확한 사망 원인도 부검을 마친 후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김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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