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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1교시 국어영역이 15일 오전 8시40분 시작됐다. 다행히 ‘수능 한파’는 없었지만 짙은 미세먼지가 하늘을 덮었다. 여러 수험생은 황사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오전 7시쯤부터 고사장에 속속 도착했다.

고사장 앞 풍경은 현장에 있던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돼 전해졌다. 배웅 나온 부모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고사장에 들어가는 자녀들 뒷모습을 바라봤다. 재학생들의 열띤 응원도 이어졌다. 후배들은 격려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북을 들고 우렁찬 목소리로 선배를 응원했다.

올해 수능 원서를 제출한 수험생은 모두 59만4924명. 지난해보다 1397명 늘었다. 전국 86개 시험지구, 1190개 시험장에서 수능이 치러진다. 마지막 교시인 ‘제2외국어/한문’까지 응시한 수험생의 경우 최대 오후 5시40분까지 고사장을 벗어날 수 없다.

수험생보다 더 긴장한 부모들… 고사장 앞에서 ‘눈물’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펼쳐지는 15일 오전 광주 서구 26지구 제38시험장(광주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가 기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년간 수험생 자녀와 함께 마음 졸여온 탓일까. 시험장 앞에 나온 부모들은 자녀만큼이나 긴장한 모습이었다. 딸을 품에 꼭 안은 엄마, 옷매무새를 정돈해주는 아빠, 눈물 쏟아내는 자녀를 다독이는 부모도 있었다. 이 모습은 모두 현장 사진에 생생히 담겼다.

시험 시간이 다가오자 각 고사장 정문이 닫혔다. 부모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한 엄마는 정문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훔쳤다. 서울 용산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으로 아들을 들여보낸 고나영(49)씨는 “내가 시험을 보는 것처럼 떨린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나온 정한서(48)씨도 “아들이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며 “집에서 기다리다가 시험 마칠 시간에 다시 학교 앞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아들을 응원하기 위해 회사에 휴가까지 냈다고 한다. 그는 “벅차다”고 했다.

이날 수험생 손에 쥐어진 도시락은 어느 때보다 정성스레 만들어졌을 터였다. 고씨와 마찬가지로 용산고 고사장에 아들을 배웅 나온 서모(47)씨는 “아들이 평소 좋아하는 맑은 무국과 동그랑땡으로 도시락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씨는 “혼자 잘하는 아이라서 혼자 공부할 수 있게 내버려 뒀다”며 담담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한참 동안 교문 앞을 떠나지 못했다.

“선배님 재수는 없습니다”… 재학생 열띤 응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광주 북구 고려고등학교(제26지구 2시험장) 정문에서 살레시오고 재학생들이 입실시간 직후 교가를 부르고 있다. 뉴시스

긴장감이 감도는 시험장 앞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재학생들의 재치 넘치는 응원 현수막과 피켓이었다. ‘엄마 등록금 준비해’ ‘잘 풀고 잘 찍자’ ‘선배님 재수는 없습니다’ 등의 문구가 피켓에 적혀있었다. 일부 재학생은 북을 치며 흥을 돋웠고, 가져온 물을 수험생에게 건네기도 했다. 수험생은 격려를 받으며 고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서울 성동고등학교 재학생들의 응원 열기는 유독 뜨거웠다. 성동고 2학년 이찬혁(18)군은 “집이 용두동인데 첫차 타고 40분 걸려서 왔다”며 “용산고 시험장에만 40명이 집결했다”고 말했다. 잠도 자지 않고 응원을 나온 재학생도 있었다. 서울 경복고에 다닌다는 1학년 김세중(17)군은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친구 집에서 5명이 밤을 새우고 왔다”고 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수능을 치르는 서울맹학교 앞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이 학교 졸업생이라는 이승훈씨는 오전 6시30분쯤부터 학교 앞에 나와 ‘점자 응원 쪽지’가 담긴 과자 꾸러미를 수험생에게 나눠줬다. 그는 쪽지에 ‘수능 대박 힘내세요’라는 문구를 적었다고 했다.

버스 놓치고, 차 막히고… 수험생 ‘이송 작전’


15일 오전 신대방삼거리역 앞에서 한 학생이 수험생 태워주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지방경찰청은 오전 7시부터 8시30분까지 주요 지하철역 주변 118곳에서 ‘수험생 태워주기’ 서비스를 운영했다. 경찰차 외에도 모범 운전자 택시 100여대가 도심 곳곳에서 지각한 수험생을 시험장까지 태워줬다. 지하철 2호선 사당역 인근에는 시민 봉사자들도 투입됐다.

구암고등학교 강감찬(18) 양규태(18)군은 오전 7시42분 신대방삼거리역 부근에서 버스를 타려다 놓쳤다. “버스 갔다”고 탄식하던 강군과 양군은 시민경찰연합회원의 안내를 받아 서비스 장소에서 시민 봉사자의 승용차에 탑승했다. 다른 수험생도 “차가 너무 막혀서 늦었다”며 시민 봉사자의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시내 서비스 장소에서 경찰차가 수험생을 태운 횟수는 185건, 모범 운전자 택시는 39건으로 집계됐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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