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커뮤니티

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의 한 술집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이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여성 혐오범죄’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다툼의 발단에 대해서도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이들은 각각 인터넷에 글을 올려 잘못이 상대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 15일 ‘이수역 폭행 사건 당사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사건 당일 현장에 있었다는 글쓴이 A씨는 “남자친구와 술을 마시던 중 다른 테이블에 있던 여성 2명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말했다.

네이트판

A씨에 따르면 여성 2명은 돌연 “한남커플” “흉자” 등의 단어를 써가며 비아냥댔다. 한남은 한국남자의 줄임말이고, 흉자는 남성을 흉내 내는 여성이라는 뜻이다. 이 단어들은 급진적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불쾌해진 A씨 커플이 여성들에게 항의했고, 큰 말다툼으로 번졌다고 한다. 이때 또 다른 테이블에 있던 남성들이 “소란 피우지 말라”며 A씨 커플 편을 들었다. 점점 일이 커져 결국 폭행까지 벌어졌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괜히 안 좋은 일에 끼어서 피해만 볼까봐 남자친구를 설득해 자리를 떴다”며 “일각에서 ‘여혐 사건’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제가 여성들에게 언어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들 측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A씨 커플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성 B씨는 14일 인터넷에 작성한 글에서 “A씨 커플이 지속적으로 우리를 쳐다봤고, 이유를 물어도 비웃기만 했다”며 “그들의 시비가 점점 말싸움으로 번졌다. 아무 관련 없는 남성들까지 끼어들어 우리를 비난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커뮤니티

B씨는 A씨 커플과 남성들로부터 ‘저런 것들도 사람이냐’ ‘말로만 듣던 메갈X 실제로 본다’ 등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언급한 ‘메갈’은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줄임말로, 급진적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사이트 중 하나다. 여성차별이나 여성혐오 문제에 대해 극단적인 남성혐오적 언행으로 맞선다. 남성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꾸미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주로 머리를 짧게 자르거나 화장을 거의 하지 않기도 한다.

B씨는 “머리 짧고 목소리 크고 드센 X들도 별거 아니라는 그 우월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우리 같은 피해자가 또 나올 것”이라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 공론화에 힘써 달라”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지난 13일 오전 4시쯤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발생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C씨(21) 등 남성 3명과 B씨(23) 등 여성 2명을 모두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서로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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