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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은 언제든 상상하기 힘듭니다. 매 순간 서로의 일상이었던 가족이라면 더욱 그렇죠. 그러나 때론 피할 수 없는 이별도 있습니다.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아름답게 이별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전해볼까 합니다.

미국 폭스 8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오하이오 주에 사는 여성 테일러 우달드와 그의 아들 키이스 버켓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12세 소년인 키이스는 소아암 환자입니다. 2012년 악성 연부조직 종양을 판정받은 후 6년간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암은 그동안 네 번이나 재발했고,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키이스는 씩씩했습니다. 밝은 표정을 잃는 법이 없었죠. 어머니 테일러는 늘 그의 곁에서 큰 힘이 돼주었습니다.

지난 봄 키이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습니다. 의사는 “종양이 두개골부터 왼쪽 어깨, 척추 하부, 골반과 간까지 퍼졌다”며 “연말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가족은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병마와 싸우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아이에게 선물 같은 나날을 선사해야했으니까요.


“키이스, 해피 크리스마스!”

스토우 마을은 조금 이른 크리스마스를 맞이했습니다. 지난달 키이스가 집으로 돌아오자 마을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졌습니다. 그를 반기는 현수막과 반짝이는 장식들은 성탄절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산타로 변신한 이웃들과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카퍼레이드는 거리를 축제 현장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테일러와 동네 주민들이 키이스를 위해 준비한 특별한 행사였습니다.


“엄마의 결혼식이 보고 싶어”

키이스는 호스피스 병원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그날을 떠올리며 힘을 냈습니다. 그만큼 행복하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던 거죠. 키이스는 보답을 하고자 했습니다. 스토우 마을의 크리스마스가 끝난지 한달이 지났을 무렵, 그는 테일러에게 “엄마의 결혼식을 함께 축하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테일러는 고민했습니다. 그는 연인 아담과 결혼을 앞두고 있었지만 당장은 아니었죠. 하지만 아들을 위해 ‘특별한 결혼식’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고민을 하는 사이에도 아들의 병세가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엄마도 알고 있었죠.


마침내 엄마의 결혼식이 9일 열렸습니다. 키이스는 휠체어를 타고 결혼식에 등장해 웨딩드레스를 입은 엄마의 손을 꼭 부여잡았습니다. 성혼 서약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기도 했고요. 그는 식이 진행되는 내내 엄마의 행복을 바라는 듯 보였습니다. 테일러 역시 몸을 힘겹게 가누는 아들의 머리에 입맞춤을 하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두 사람에겐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3일이 흘렀습니다. 12일 테일러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아들의 부고를 알렸습니다. 키이스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그를 추억했습니다.

“키이스. 벌써 그리운 내 아가. 넌 항상 나와 함께할 거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살아갈게. 지켜봐 주렴. 우리는 모두 널 사랑한단다.”

키이스는 가족의 곁을 떠났습니다. 다만 기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서로 함께 만든 선물같은 ‘일상’이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부디 두 사람이 그 기억 속에서 평안하기를 바랍니다.

[사연 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김누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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