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지각 소동’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지각’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3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직접 읽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지각 대장’으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역지사지’의 상황을 맞았다. 정상회담을 하려던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모두 예정된 시간을 넘겨 등장했기 때문이다.

아세안+3 정상회의는 현지시간으로 15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회의장에 없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이크를 잡고 미리 준비해 간 문 대통령의 발언을 대신 읽었다.

이 시각,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애초부터 일정을 겹치게 잡은 것은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30분부터 면담을 진행한 뒤에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이 약속보다 20분 정도 지난 10시 50분쯤 면담 장소에 나타나면서 일정이 꼬였다. 펜스 부통령의 직전 일정인 미‧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이 예정보다 길어졌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펜스 부통령과 면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곧 바로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강 장관이 대신 앉아있던 자리를 되찾아 앉았다.

‘지각 대장’으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은 이번에는 거꾸로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14일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문 대통령이 지각했다. 예정된 정상회담 시간은 오후 4시30분. 푸틴 대통령은 2분 뒤인 4시32분에 회담장에 나타났지만, 문 대통령은 푸틴을 5분 정도 기다리게 한 뒤인 4시37분 회담장에 나타나 인사를 건넸다.

푸틴 대통령은 뒤이어 진행된 일‧러 정상회담에서 한 번 더 기다려야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회담장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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