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끝나고 축구할 사람?”
“안돼.. 나 오늘 바로 학원..”
“미안, 나도 오늘 수학 보강이라..”

학교에 있다 보면, 쉬는 시간에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들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라면, 당장 운동장으로 달려 나가고 싶겠지만 학교와 겨우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수십, 아니 수백 개의 학원들은 우리에게 결코 축구 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학생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사그라뜨릴 만큼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열은 대단하다.


[청년기고] 땅 위의 배움, 우리에게는 아직 운동장이 필요해요
이현서(상일중학교 3학년 / 굿네이버스 아동․청소년연구원]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다수의 학생들은 빠르게는 유치원 시절부터 여러 학원들에 치이고 친구들과 뛰어놀 시간조차 사치로 여겨지는 사회에 살고 있다. 예전에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숨바꼭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을 하며 신나게 뛰어놀던 모습도 언젠가부터 흔하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특히 중․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일찍부터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학업에 집중하느라 더 이상의 신체활동은 지속하기 힘들어진다. 나 또한 중학교에 올라오면서 다니던 학원 중에서 태권도 학원을 가장 먼저 포기했다.

신체적, 정신적인 건강은 누구에게나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기에는 신체와 정신 모든 면에서 왕성한 발달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생들의 경우, 신체활동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초․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신체활동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어느 학교는 입시 준비를 이유로 체육 시간에 교실에서 개인 자습을 하라고 학생들에게 강제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올해 3월 교육부가 발표한‘2017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 통계’분석에 따르면, 주 3일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을 경험한 학생들은 중학생 약 36%, 고등학생 약 24%로 학생 10명 중 2~3명만이 평소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부족한 신체활동은 비만으로도 이어져 학생들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데, 비만인 학생 비율이 11.2%를 기록했던 2008년과 비교했을 때, 작년에는 17.3%까지 증가했다. 신체활동량이 나날이 감소함에 따라 아이들의 건강도 갈수록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나는 굿네이버스 아동‧청소년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친구들과 그 동안 궁금했던‘청소년의 건강’에 대해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하루 운동시간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운동량 1시간을 채우는 비율이 약 25%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친구들과 해결방안에 대해 함께 모색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을 보장하고 운동량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학교의 체육수업을 보장하고 사교육 시간을 줄여야 한다. OECD가 발표한‘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5 학생 웰빙(well being)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하루 평균 학습 시간은 7시간 50분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다. 학교를 마치고 바로 학원으로 향하는 학생들에게는 그나마 학교의 정규수업으로 남아있는 체육수업이 운동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굿네이버스 아동‧청소년연구원 조사결과, 학교 체육시간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학생이 72.6%나 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듯, 체육활동을 통해 청소년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운동량을 보장하고 스트레스 해소의 기회를 마련해야한다.

또한,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을 마련하고, 주말에도 운동할 수 있도록 학교 운동장을 개방해 해야 한다. 물론 놀이 및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간 보장이 우선이지만, 공간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따라서 아동이 신체활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힘써야 한다.

우리는 뛰놀며 흘린 땀 한 방울에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며, 친구들과 협심하여 넣은 골을 통해 협동과 배려의 중요성을 배운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의 기반이 되는 곳은 다름 아닌‘운동장’이다. 여유 공간이 없으면 운동장부터 줄여나가는 우리 사회가 학생들의 신체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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