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해 논란이 일었던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hkkim)'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다. 이재명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할 증거를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은 2013년 초부터 올라온 ‘혜경궁 김씨’ 트위터 4만여 건을 7개월간 전수조사하고 김씨를 두 차례 불러 조사한 결과 해당 계정의 주인이 김씨라는 결론을 내렸다. 트위터 본사에 계정 주인 확인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경찰은 계정 소유주가 성남에 거주하는 여성으로 S대에서 음악을 전공했고 아들이 군대에 가 있다는 점이 김씨와 일치했으며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와 이메일 아이디가 비슷한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것만으로 김씨라고 특정할 수 없었다.

경찰은 트위터 글 아래에 ‘안드로이드폰에서 작성된 글’이라고 찍힌 부분이 2016년 7월 중순부터 ‘아이폰에서 작성된 글’로 바뀐 점을 찾아내고 김씨가 비슷한 시기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40분 김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 지사의 대학 입학 사진이 10분 만에 해당 계정에 올라왔고 다시 10분 후 이 지사의 트위터에 올라왔다.

수십 년 전 이 지사가 어머니와 단둘이 찍은 사진도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에 올라왔고 10분 후 이 지사의 트위터에도 게시됐다. 2013년 5월 18일 이 지사가 트위터에 올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의 사진이 다음날 낮 12시47분 ‘혜경궁 김씨’ 트위터와 오후 1시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것도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사진은 캡처된 것으로 캡처한 시각은 12시47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처럼 이 지사 트위터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김씨의 카카오 스토리가 비슷한 시각 같은 사진이 올라온 사례를 여러 건 확인하면서 김씨의 계정임을 확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반박할 증거를 찾아달라며 부인했다.

이 지사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희가 08_hkkim 계정 내용을 갖고 있지 못해 분석을 못하고 있고 경찰이나 저들이 주장하며 내세우는 것 또한 반박 정도밖에 못하고 있다”며 “수만 개의 글 중에 아니라는 증거가 더 많을 텐데 경찰이 비슷한 거 몇 개 찾아 꿰맞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또 “카카오스토리와 트위터를 비교하거나 트위터 내용을 보아 제 아내 김혜경이 아니라고 볼 만한 자료를 발견하면 제보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이 지사는 ‘@08_hkkim이 김혜경이라는 스모킹 건? 허접하다’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반박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경찰의 조사 결과를 크게 5가지로 분류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지사는 “경찰이 가혹한 망신주기 왜곡수사 먼지털기에 나선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국민이 맡긴 권력을 사익을 위해 불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 행위”라고 지적했다.

해당 트위터는 지난 6월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논란은 지난 4월 전해철 당시 경기지사 예비후보를 겨냥해 ‘자유한국당과 손을 잡았다’는 등의 비방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전 후보 측은 이 후보에게 공동조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고, 이후 해당 트위터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 문재인 경선 후보를 폄하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노골적으로 자극한 내용이 담긴 과거 게시물들이 공개되면서논란이 확산됐다. 결국 증거수집 사이트인 ‘혜경궁닷컴’이라는 홈페이지까지 만들어졌다. 지방 선거를 앞둔 5월엔 현상금이 내걸린 신문광고까지 등장했다.

전해철 의원은 선거가 끝난 후 고발을 취하했지만 이정렬 변호사는 ‘혜경궁 김씨를 찾는 사람들’, 이른바 궁찾사 회원 3000여명과 함께 해당 트위터의 소유주로 김혜경씨를 지목해 고발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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